[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는 최근 2년 동안 FA 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했다. 지난해 정근우(4년 70억원)와 이용규(4년 67억원)를 한꺼번에 잡더니 이번 오프시즌에도 배영수(3년 21억5천만원)와 권혁(4년 32억원), 송은범(4년 34억원) 등 3명의 FA를 품에 안았다.
한화가 2년 동안 영입한 FA 선수는 총 5명, 몸값 총액은 224억5천만원이다. 물론 이 금액을 한꺼번에 내놓는 것이 아닌 3~4년에 걸쳐 나눠 지출하는 것이지만 과감한 투자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한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정근우, 이용규의 합류 후에도 한화는 올 시즌 최하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대 약점이던 마운드를 보강하기 위해 투수만 3명을 영입했다. 여기에 검증된 지도자 김성근 감독까지 사령탑에 앉혔다. 당장 2015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FA 선수들을 통한 전력 보강에는 그림자도 있다. 보상 선수 출혈이다. FA 영입에 따른 피할 수 없는 절차다. 지난해 이용규에 대한 보상선수로는 고졸 신인 포수 한승택(20)을 내줬다. 정근우의 보상에 대해서는 SK가 "마땅한 자원이 없다"며 보상금만을 받아갔다.
이번에도 유망주들이 보상선수로 한화를 떠났다. 먼저 권혁의 영입에 따른 보상선수로 대졸 신인 포수 김민수(23)를 삼성에 내줬다. 송은범의 보상선수로는 3년차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21)이 KIA로 건너갔다. 배영수의 보상선수 역시 12일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한화가 내준 보상선수 중 한승택과 임기영은 군입대를 앞둔 상황에서 상대팀의 지명을 받았다. 한승택은 경찰청에 입대했고, 임기영도 상무 입대 예정이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팀 지명 가능성이 낮아 보였던, 달리 말해 한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키우고 있던 선수들이다.
한화의 행보는 당장 4강 이상을 바라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FA 선수를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유망주들을 내주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호선수 20명 안에 기존의 주전들과 유망주들을 모두 묶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한화가 꾸준히 강팀의 면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성근 감독을 영입한 것도 그의 선수 조련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 팀 전력을 끌어올려 이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아직 한화에는 많은 유망주들이 남아 있다. 보상선수로 젊은 선수들을 떠나 보낸 것이 아쉽지 않도록 남은 유망주들을 잘 키워내는 것이 김성근 감독과 한화 구단의 향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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