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OK저축은행이 연패 사슬을 끊었다.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OK저축은행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이겨 3연패를 마감했다.
이날 팀 승리에는 34점을 올린 시몬, 21점으로 뒤를 잘 받친 송명근의 활약이 컸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수훈선수가 있다. 바로 센터 김규민이다.
김규민은 7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13점을 올려 깨소금같은 활약을 펼쳤다. 승부처가 됐던 5세트에서만 네 차례나 상대 공격을 가로막아 승리를 따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규민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목소리가 쉬어 있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플레이 하나가 끝날 때마다 함성을 질렀기 때문이다.
김규민은 "마지막 5세트에서 상대도 주 공격수인 산체스에게 많은 공이 갈 거라고 봤다"며 "그래서 '하나만 꼭 막아내자'라고 마음먹고 블로킹을 시도했던 게 잘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도 5세트에 들어가기 전 김규민을 포함한 선수들에게 산체스에 대한 집중견제를 강조했다.
김 감독은 연패 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연패와 관련해서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6일 현대캐피탈전 패배로 3연패에 빠진 뒤 선수들과 소줏잔을 기울였다. 연패를 벗어나야 한다는 부담과 압박감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였다.
김규민은 "감독님이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러지 않아 다소 의외였다"며 "연패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 않은 게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대한항공전에 나선 OK저축은행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투지가 넘쳤다. 세트스코어 1-2로 끌려가고 있었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4세트를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5세트 접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뒷심을 발휘했다.
이유는 있었다. 김규민은 "만약 오늘 경기에서도 졌다면 바로 새벽운동을 실시하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운동은 정말 힘들다"며 "나 뿐 아니라 선수들 대부분 이 사실을 전해 듣고 정신이 더 번쩍 들었을 것"이라고 웃었다. 김 감독의 새벽운동 예고가 선수들의 투지에 불을 붙인 셈이다.
팀은 연패에서 벗어나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김규민의 바람대로 새벽운동은 없었던 일이 됐다. 한편 OK저축은행 지난 2013-14시즌(당시 팀 명칭은 러시앤캐시) 개막전 이후 8연패를 당한 것이 한 시즌 팀 최다 연패 기록이다.
김규민은 "그 때보다 이번 3연패 기간이 더 힘들었다"고 했다. 일단 연패에서 벗어났으니 이제 다시 연승으로 상승세를 유지하는 게 과제다. 그런데 다음 상대가 만만치 않다. 1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2라운드에서 0-3으로 완패를 당한 1위팀 삼성화재다.
두 팀은 오는 1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맞대결한다. 김규민은 "연패를 끊어 한숨을 돌렸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삼성화재전에서는 레오에게 포커스를 맞추겠다. 시몬이 있어 든든하다. 2라운드에서 당한 패배를 꼭 되갚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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