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컨디션을 완전히 끌어올린 뒤 투입하기엔 여유가 없는 것 같다. 경기를 치르며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2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맞대결에 앞서 이렇게 얘기했다. 아가메즈(콜롬비아)를 대신해 영입한 새 외국인선수 케빈 르루(프랑스)를 두고 한 말이다.
김 감독은 "케빈이 팀에 온 지 얼마 안됐고 어쨌거나 시즌 도중 외국인선수를 교체했기 때문에 기대는 크게 걸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한 가지 얘기를 더 꺼냈다. 김 감독은 "팀 분위기는 많이 밝아졌다"며 "선수들도 전보다 잘 웃고 케빈 역시 스스럼 없이 잘 어울리려고 한다"고 했다.
아가메즈는 갖고 있는 기량을 떠나 지난 시즌부터 팀내에서 겉도는 듯한 느낌이 분명히 있었다. 그와 비교해 케빈은 지난 2011-12시즌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뛰며 분위기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했던 댈러스 수니아스(캐나다) 스타일과 좀 더 가까웠다.
케빈은 이날 OK저축은행전에 곧바로 선발 라이트로 투입됐다. 그는 두 팀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26점을 올렸다. 현대캐피탈은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최근 3연패를 마감했다. 김 감독은 환하게 미소를 지었고 케빈을 포함한 선수들 역시 웃음으로 화답했다.
케빈과 손발을 맞췄던 세터 권영민은 "경기를 뛰는 동안 차이는 못 느꼈다"며 "한 경기로 판단하긴 이르지만 케빈이 아가메즈보다 공격범실은 적었다. 그래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토스를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분위기는 확실히 나아졌다"며 "케빈이 아가메즈보다는 동료들과 더 잘 어울리려고 한다. 그런 부분은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케빈은 이날 5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특히 OK저축은행 주 공격수인 시몬(쿠바)의 공격을 세 차례 가로막았다. 아가메즈와 견줘 힘에서는 모자라 보였지만 209cm의 신장을 앞세운 높이는 인상적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현재 77개의 가로막기로 팀 블로킹 부문에서 7개팀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달랐다. 블로킹 숫자에서 12-4로 OK저축은행을 압도했다. 물론 '케빈효과'다. 높이가 살아나며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연패 탈출과 함께 되살아난 높이의 힘,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는 '케빈효과'가 좀 더 이어지길 바랄 것이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현대캐피탈은 오는 12월 2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LIG 손해보험을 만난다. LIG 손해보험은 팀 블로킹 부문 1위(114개)에 올라 있는 팀이다. 케빈에게는 본격적인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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