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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우승으로 분위기 달라진 성남, '잔류는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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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장 전폭적 지원 약속, 선수단 결집 등 긍정적 효과

[이성필기자] FA컵 우승 효과가 대단하다. 성남FC가 시즌 막판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성남은 26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45분 터진 김동섭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승점 37점이 된 성남은 클래식 잔류권인 10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운명도 스스로 개척할 수 있게 됐다. 부산 아이파크와 최종전을 이기면 잔류 확정이다. 비겨도 11위 경남FC(36점)가 상주를 이기지 못하면 역시 잔류에 성공한다. 인천전에 이기기 전까지 고민하고 있던 일들이 승리 한 번으로 해결됐다.

지친 성남 선수들은 정신력 하나로 버티고 있다. 23일 FC서울과의 FA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혈전을 벌여 체력이 바닥을 쳤지만 우승으로 치솟은 사기와 잔류에 대한 절실함을 앞세워 이겨내고 있다. 11일을 쉬고 나섰던 인천을 상대로 이틀의 휴식 여유밖에 없었던 성남이 이긴 이유다.

무엇보다 강력한 당근이 성남 선수단을 기다리고 있다. 성남은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아시아 무대를 경험한다는 것 자체가 큰 자산이고 이득이다. 이제 클래식에 잔류해 안정적으로 내년 시즌을 꾸려가는 것이 중요해졌다. 챌린지(2부리그)에 소속돼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시의회도 성남 구단의 행보에 더 높아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시장은 서울전에 이어 인천전에도 경기장을 찾았다. 주중 원정 경기를 찾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 시장은 업무 종료 뒤 인천을 찾아 적극적인 응원을 펼쳤다. 자신이 받아들인 시민구단에 대해 시즌 끝까지 책임을 갖고 챙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 시장은 시즌 중반 감독 교체와 선임 등의 문제로 시민구단 운영에 회의감을 갖고 있었다. 정규리그 성적이 하위권으로 처져 있는 상황에서 시끄러운 일만 벌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런데 우승이라는 달콤한 성과를 맛본 뒤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시민구단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시장님도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잔류시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시겠다고 했으니 선수들의 사기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전했다.

성남 구단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의회 의원들과의 접촉을 늘리면서 구단 존재의 당위성 설명에 집중하고 있다. 외부의 상황이 안정을 찾아가니 선수단도 결집되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것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클래식에 잔류해서 안정적으로 나가자는 의지가 강하다. 지원을 제대로 받으려면 선수단 스스로 운명을 결정해야 된다며 똘똘 뭉치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알렸다.

성남은 정규리그 종료 뒤 FA컵 우승 축하연을 가질 계획이다. 클래식 잔류에 성공해 모두가 보는 앞에서 기쁨을 나누며 시민구단의 힘을 보여준다는 멋진 시즌 피날레를 꿈꾸고 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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