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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이 MVP 된다면? 장종훈-박경완 계보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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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선수 출신 세 번째 MVP, 야구인생 반전 드라마 눈 앞

[정명의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 가장 빛난 별이 누구인지 곧 발표된다. 아직 베일에 싸여 있지만 발산한 빛이 워낙 강해 대략적인 윤곽은 드러나 있는 상태다.

서건창(25, 넥센)이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유력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8일 오후 MVP, 신인왕 시상식을 개최한다. MVP 후보로는 서건창과 그의 팀 동료 박병호, 강정호, 밴헤켄, 그리고 삼성의 밴덴헐크 등 5명이 올라 있다. 그 중 가장 수상 가능성이 높은 선수가 바로 서건창이다.

경쟁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박병호는 2003년 이승엽(삼성) 이후 11년만의 50홈런 시대를 열며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강정호는 유격수 사상 첫 40홈런을 기록했고, 밴헤켄은 20승 투수가 됐다. 그럼에도 서건창이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인 이유는 그가 작성한 눈부신 기록에 있다.

올 시즌 서건창은 33년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누구도 이루지 못한 기록을 써냈다. 바로 200안타 돌파. 서건창은 200개를 넘어 201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한국 프로야구에 새역사를 썼다. 이 뿐만이 아니다. 135득점 역시 한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 여기에 3할7푼의 타율로 타격왕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최다안타, 최다득점까지 타격 부문 3관왕을 달성했다.

서건창이 MVP를 수상하게 되면 장종훈 한화 코치(1991년, 1992년), 박경완 SK 육성총괄(현대, 2000년)에 이은 세 번째 신고선수 출신 MVP가 탄생한다. 밑바닥에서 시작해 최고의 위치까지 올라서는 야구인생 반전 드라마가 또 한 차례 완성되는 것이다.

장종훈 코치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40홈런 시대를 연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이다. 당시엔 신고선수를 연습생으로 불렀다. 1986년 연습생으로 빙그레(한화 전신)에 입단한 장 코치는 4년 뒤 1990년 28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했다. 이듬해 1991년에는 35홈런으로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며 MVP에 선정됐다. 1992년에는 사상 첫 40홈런(41홈런) 고지를 밟으며 2년 연속 MVP에 올랐다.

박경완 육성총괄 역시 시작은 연습생이었다. 1991년 연습생으로 어렵사리 쌍방울에 입단한 박 총괄은 3년 뒤인 1994년부터 팀의 주전 포수로 성장했다. 1998년 현대로 팀을 옮긴 뒤에는 공격력까지 일취월장, 2000년 포수 최초로 40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에 올랐다. 4연타석 홈런이라는 진기록도 수립한 박 총괄은 그 해 MVP의 주인공이 됐다.

서건창의 출발도 주목받지 못하는 신고선수였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LG에 입단했지만 1군 단 한 경기, 한 차례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뒤 방출되는 아픔을 맛봤다. 이후 군입대를 결심, 경찰청에 지원했으나 그마저도 탈락하고 말았다. 결국 서건창은 일반병으로 입대해 병역을 마쳤다.

제대 후 2011년 말 넥센에 신고선수로 입단할 때까지만 해도 지금의 서건창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서건창은 2012년 개막전부터 선발로 출전하기 시작해 주전 자리를 꿰찼다. 개막을 앞두고 부상을 당한 김민성의 공백이 서건창에게는 좋은 기회였던 셈. 2012년 서건창은 신인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프로 선수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열었다.

지난해 잠시 과도기를 거친 서건창은 올 시즌 자신에게 딱 맞는 타격폼을 개발해내며 200안타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그리고 MVP 수상까지 유력한 상황이다.

장종훈 코치, 박경완 육성총괄, 그리고 서건창은 신고선수 출신이라는 것 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성실함을 무기로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는 점이다. MVP 발표를 앞두고 있는 서건창이 음지에서 땀흘리고 있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진한 메시지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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