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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옥, 크로아티아의 춤추던 영혼…하늘로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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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누나' 속 소녀같던 모습 끝으로 세상 등져

[권혜림기자] 배우 김자옥이 폐암으로 별세했다. 누구보다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도, 망가짐을 두려워 않는 코믹 연기도 마다하지 않았던 배우였다. 크로아티아 길거리에서 소녀처럼 춤을 추던 모습을 끝으로 그는 시청자를 영영 떠났다.

16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이날 병원 장례식장에는 김자옥의 빈소가 마련됐다.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MBC 2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5월에는 연극 '봄날은 간다'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공식 활동의 마지막이었다. 과거 방송에서 고백한 바 있는 암세포의 폐 전이가 그를 세상과 작별케 했다.

최근 시청자들에게 가장 또렷이 기억될 법한 김자옥의 모습은 지난 2013년 방송된 tvN '꽃보다 누나' 속 한 장면일 법하다. 배우 윤여정, 김희애, 이미연과 함께 크로아티아로 여행을 떠났던 김자옥은 네 배우들 중 가장 소녀적인 감수성으로 여행을 즐겼다.

이미 암 투병을 겪었던 그로선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일정이었지만, 종종 지쳐있던 표정을 제외하면 브라운관 속 김자옥의 모습은 늘 화사했고 부드러웠다. 상점에서 우연히 지나친 빨간 구두에 마음을 빼앗겨 이를 찾아 헤매던 모습, 함께 방을 쓰던 윤여정의 건강을 살뜰히 챙기던 장면이 생생하다.

특히 그가 지하 상가에서 크로아티아 음악에 맞춰 너울 너울 춤을 추던 장면은 '꽃보다 누나'의 숱한 신들 중에도 시청자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순간일 법했다.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진 존재인 탓에 한국에선 마음껏 누릴 수 없던 자유. 흥이 나는대로 몸을 움직이던 그는 세상을 다 가진 양 행복해보였다. 중년의 여배우에게 이런 표정이 나올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라 웃었을 것이다.

40대에 들어선 뒤의 김자옥은 또래의 중년 배우들처럼 어머니의 역할로 대중을 만났다. 너무나 전형적이라 말을 더 보탤 것이 없는 배역도 있었으나, 몇몇의 배역은 '김자옥이라 가능했을 것'이란 추측을 하게 만들기도 했다. 무대에 도전장을 내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불렀던 '공주는 외로워'가 나름의 히트곡으로도 회자됐던 것을 떠올리면, 김자옥은 분명 다층적인 매력을 지닌 여배우였다.

출연작 중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인기를 누렸던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의 어머니 박봉숙 여사로 분했던 그는 딸을 지극히 아끼지만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 다혈질 어머니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쏙 빼곤 했다. 현진헌 역 현빈과 김삼순 역 김선아와 열연한 노래방 신은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에선 거듭된 사업 실패에도 뻔뻔함을 잃지 않는 남편, 시청자들에겐 배역에 따라 날선 비판을 받곤 하는 중년의 여배우로 출연했다. 혹 자전적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만큼 연민을 자아내는 연기였다. 그런가 하면 MBC '거침없이 하이킥'에선 어느 코미디언 부럽지 않은 코믹 연기와 뭉클한 드라마 연기를 오가며 이 중년 여배우가 지닌 미지의 가능성에 궁금증을 품게 만들기도 했다.

영화 최근작은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다. 해원(정은채 분)의 어머니로 분했던 그는 평온해 보이지만 당장 딸의 곁엔 있어줄 수 없는 엄마로 분해 짧지만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김자옥의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14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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