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대담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새벽(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제로베이스'를 선언하며 선수들 점검에 집중하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파격적인 선발 카드를 꺼냈다. 4-1-4-1 포메이션에 기반을 둔 공격적인 전술이었다. 중동 원정이라는 점을 감안해봐도 일단 놀라운 선택이었다.
박주영(알 샤밥)을 원톱에 배치한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카드였다. 하지만 미드필드 구성이 과감했다. 남태희(레퀴야), 조영철(카타르SC)을 공격 2선에 전진배치했다. 자연스럽게 한국영(카타르SC)이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게 됐다.
한국영은 주로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파트너로 등장했지만 이날은 기성용이 출전하지 않아 처음으로 홀로 임무를 수행했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경기였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신경쓰지 않았다. 좌우 날개에는 김민우(사간도스)와 한교원(전북 현대)을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기성용이 없는 상황에서도 충분히 공격 전개와 수비 조율이 가능함을 어느 정도는 확인했다. 그동안 기성용은 한국 전술의 핵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과감하게 기성용 없이 경기를 치렀다.
기성용이 그동안 해왔던 역할은 남태희와 한국영이 나눠 맡았다. 남태희가 수비진영까지 내려와 볼을 받아서 전진하며 공격을 조율했다. 왕성한 활동 능력이 있는 남태희의 장점이 발휘됐다. 공격을 하면서도 수비를 중요시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의도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한국영은 끝까지 몸을 던지며 1차 저지선 역할을 무난하게 수행했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두 차례 볼 트래핑 실수로 수비가 뚫린 것을 제외하면 충분히 제 몫을 했다. 순간 공격 가담으로 슈팅을 하는 등 적극성도 보여줬다.
중앙이 잘 버티니 측면으로의 볼 전개는 수월했다. 치고 달리는 능력이 좋은 한교원과 그 뒤에 있던 오른쪽 풀백 차두리(FC서울)의 힘을 잘 활용했다. 그 결과 전반 34분 차두리의 어시스트에 의한 한교원의 선제결승골이 터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파라과이와의 데뷔전에서 조영철을 원톱에 배치하는 등 높이없는 공격진을 구성해 실험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을 다양하게 기용하면서 각자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의도가 확실하게 드러났다.
이날 요르단전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은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한교원 등 확인하고 싶은 이들을 내보내 확실하게 지켜봤다. 전체적으로는 무난했다. 다만, 수비가 다소 흔들렸던 것은 이란전을 통해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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