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황태자로 거듭난 남태희(23, 레퀴야)의 재능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새벽(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치른 세 번째 경기로 나쁘지 않은 내용과 결과였다.
이날 선발 출전 멤버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남태희였다. 지난 9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를 통해 10개월만에 국가대표의 부름을 받은 남태희는 이후 10월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2-0 승리에 공을 세웠다. 이어진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선발로 출전해 재능을 뽐냈다.
남태희는 175㎝의 작은 체구지만 순간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다. 파라과이전 골도 이청용의 패스를 빠른 공간 침투로 놓치지 않은 결과였다.
이날 요르단전에서는 원톱 박주영(알 샤밥) 아래 조영철(카타르SC)과 함께 공격을 전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조영철보다는 좀 더 아래쪽으로 내려서서 한국영(카타르SC)의 볼을 받아 올라가며 주변을 살피는데 주력했다.
수비 뒷공간으로 재치있게 들어가는 남태희 때문에 요르단 수비진은 방어에 애를 먹었다. 남태희는 마냥 중앙에만 머무르지 않고 측면으로 빠져 들어가는 등 넓은 지역을 활용했다.
한국영 홀로 수비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보이자 적극적으로 수비진영까지 내려와 볼을 가지고 올라가는 모습도 보였다. 남태희가 수비에 가담하면서 전반 초반 흔들렸던 한국 수비는 안정을 찾았다.
한국은 전반 34분 한교원(전북 현대)이 차두리(FC서울)의 가로지르기를 받아 머리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이 과정에서도 남태희의 보이지 않는 기여가 있었다. 중앙선 부근에서 상대 수비의 볼을 차단한 뒤 드리블해 전방으로 올라가다 오른쪽 차두리를 보고 정확하게 패스했다.
남태희는 후반에는 왼쪽 측면의 김민우(사간도스)와 수시로 자리를 바꿔라며 기회를 엿봤다. 공간이 나면 지체없이 슈팅을 시도하는 등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에 충실했다. 코너킥에서 키커로 나서기도 해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해냈다.
특히 후반 19분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25분 손흥민(레버쿠젠)이 교체 투입된 뒤에는 짧은 패스와 공간을 활용하는 플레이로 공격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율했다. 단연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활약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간결한 패스와 공간을 활용하는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이 모든 플레이는 멀티플레이어 능력에 기반한다. 그런 능력을 갖춘 남태희는 점점 슈틸리케호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