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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평상 남우주연상' 최민식 "한없이 부끄러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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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으로 '한공주' 천우희와 함께 주연상 수상

[권혜림기자] 영화 '명량'으로 제34회 영평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최민식이 소감을 밝혔다.

13일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배우 박철민과 김규리의 사회로 제34회 영평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최민식은 1천8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으로 한국 영화 흥행 기록을 모두 갈아엎으며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한 바 있다. 극 중 충무공 이순신으로 분해 밀도있는 연기를 펼쳤다는 평을 얻었다.

이날 최민식은 "'명량' 팀이 수치적으로나 외형적으로 봤을 때 많은 것을 이뤄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한없이 부끄럽고, 가슴 속 깊은 곳에 상처가 자리매김한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순신은) 초등학교 때부터 가랑비에 옷 젖듯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분이다. 우리가 책으로 봐왔던 분이었다. 그래서 호기롭게 달려들었다"고 덧붙였다.

"한 번만 뵙게 해 달라고 사정 사정을 했다. 왜 싸우셨는지, 눈빛이라도 머리털이라도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말한 그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생각이었다. 왜 그런 무모한 말도 안되는 고집을 부렸는지 불가사의하다"며 "그만큼 인간으로서 군인으로서 아들로서 아버지로서 너무나 위대한 분 앞에서 처절히 무너져내렸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최민식은 "'명량'은 다시 한 번 저를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며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아직 택도 없는 일이구나' 생각했다. 쥐뿔도 안되는 상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좋은 작업을 위해서 너무 시건방져진 제 자신을 되돌아보고 심기일전의 계기가 되는, 고통스럽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알린 그는 "'명량'의 장춘섭 미술 감독과 이 영광스런 자리에 서서 그나마 위안이다. 저 혼자 섰다면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을 것이다. 미술 감독이 정말 고생 많았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선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에 작품상이 돌아갔다. '명량'의 최민식과 '한공주'의 천우희가 남녀 주연상을, '변호인'의 곽도원과 '인간중독'의 조여정이 남녀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남녀 신인상은 '해무'의 박유천과 '인간중독'의 임지연이 차지했다. 감독상은 '경주'의 장률 감독이 받았다.

정일성 촬영감독은 한국영화에 기여한 업적이 인정돼 공로영화인상을 받았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은 애니메이션인 '사이비' 연상호 감독에게 돌아갔다. 독립영화지원상은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김경묵 감독이 차지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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