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를 이룬 삼성 라이온즈는 프로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피말리는 한국시리즈에서 4승2패로 최후의 승자가 된 삼성이 그동안 담아뒀던 뒷얘기를 공개했다. 삼성이 꼭꼭 숨겨온 선수단 내부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안지만의 부상, 선수단에 깔린 불안감
한국시리즈를 며칠 앞두고 불펜 주축투수 안지만이 스트레칭 도중에 등쪽에 담 증세를 호소했다. 1년 농사를 마무리하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불펜 핵심투수가 부상을 입었으니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모두가 말은 안 했지만, 선수단에 일말의 불안감이 깃든 게 사실이었다.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은 채로 11월3일 진행된 미디어데이에 안지만이 박한이와 함께 대표선수로 참석했다. 여기서도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당초 안지만은 상대 선수들에게 "내 공을 칠 수 있겠는가"라는 직설적인 질문을 하려 했다. 기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나름 공격적인 질문을 골랐다. 그런데 상대 선수들에게 먼저 질문 순서가 주어졌고, '초구 직구 승부 제안'이 나왔다. 안지만은 약간 당황했다.
투수 입장에서 절대 불리한 제안이기 때문이다. 이어 안지만의 질문 차례. 본래 준비한 질문을 하지 못하고 "내 공을 상대로 자신이 있는가, 직구와 변화구 중 어떤 구질에 자신있는가"라는 내용으로 어정쩡하게 완화됐다. 이어 상대가 또다시 "서로 강점이 있는 직구로 한판 붙자"고 답했다. 안지만은 미디어데이를 마친 뒤 동료 투수들에게 웃으며 "뭔가 말려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순간에도 안지만의 머리 속에선 부상에 대한 걱정이 교차됐을 것이다.
그리고 11월4일 시리즈 1차전. 삼성이 2대4로 패한 이날 경기에서 안지만은 적절한 타이밍에 투입되지 못했다. 경기 전까지도 담 증세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중 불펜에서 한차례 웜업을 했지만 그건 등판을 전제로 했다기 보다는 몸상태를 체크하는 수순이었다. 당시 안지만은 불펜피칭을 하는 과정에서 연신 양쪽 어깨를 돌리고, 몸을 좌우로 굽히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며 상태를 체크했다.
불펜 쪽에서 덕아웃에 전달된 사인은 '뻐근하지만 일단 큰 이상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리즈는 길다. 안지만은 경기에 나가지 않았다. 1차전서 패한 뒤 안지만이 투입되지 않은 것 때문에 논란이 있었지만, 류중일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부상 사실을 알렸다. 어쩌면, 이날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은 류 감독의 선택이 이후 경기에서 안지만의 호투로 이어졌다고 봐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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