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필승조를 풀로 가동하고도 당한 역전패라 불펜의 과부하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더욱 아픈 넥센이다.
넥센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3 역전패를 당했다. 8회초 나온 어이없는 수비가 패배의 빌미가 됐다.
5회말, 넥센의 가장 절박한 선수 로티노가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역투하던 삼성 선발 장원삼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뜨린 것. 이후 넥센은 필승 불펜조를 조기에 가동하며 잠그기에 돌입했다.
선발 오재영이 5이닝 무실점 호투하고 내려간 뒤 6회초 조상우가 등판했다. 조상우는 6회초 2사 2,3루 위기를 맞았으나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고, 7회초 1사 1루에서 손승락과 교체됐다. 마무리 손승락을 7회에 등판시킬 정도로 넥센은 1점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손승락 역시 제 몫을 다했다. 포수 박동원의 도움을 받아 2루 도루를 시도하던 김상수를 아웃시킨 뒤 박한이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7회초를 넘겼다. 이어 8회초에도 최형우에게 좌전안타를 내주고 2사 1루를 맞았지만 이승엽에게 평범한 뜬공을 유도해내며 이닝을 마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승엽의 타구는 중견수와 2루수,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절묘한 안타로 둔갑했고, 그 사이 1루에 대주자로 나가 있던 박해민이 부지런히 뛰어 홈을 밟았다. 1-1 동점. 허무하게 동점을 헌납했지만 손승락은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진갑용과 김상수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제 몫을 다한 뒤 한현희와 교체됐다.
한현희가 버티지 못했다. 나바로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박한이에게 통한의 투런포를 얻어맞고 만 것. 결국 넥센은 9회말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점수를 뽑지 못한 채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시리즈 전적에서 1승2패로 몰린 넥센은 2패만 더하면 우승의 꿈을 접어야 한다.
조상우와 손승락의 투구수가 많았다는 점이 넥센으로선 더욱 뼈아프다. 이날 조상우는 38개의 공을 던지며 1.1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손승락은 33개의 공을 던지며 2.1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두 선수의 합산 투구수는 71개에 이른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조상우와 손승락의 투구수와 관련해 "40개가 넘으면 힘들지만 30개 정도는 괜찮다"며 "길게는 못던져도 1이닝 씩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의 말대로라면 두 선수 모두 8일 4차전 등판이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만큼 평소와 다름없는 구위를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염 감독은 "오늘 경기는 소득이 없다. 쓸 것 다 쓰고 졌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속이 상한다. 1-0으로 이기고 싶었지만 야구는 생각대로 안된다, 정말"이라고 아쉬워했다. 비장의 카드를 다 쓰고 진 패배. 조상우와 손승락이 던진 71구가 승리로 연결되지 못한 것이 이날 넥센의 가장 아픈 대목이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