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유한준(넥센 히어로즈)은 지난 2004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그 해 현대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당시 신인이던 유한준이 엔트리에 들 자리는 없었다.
유한준이 '가을야구'의 마지막 승부인 한국시리즈를 경험하기 위해 기다려야 한 시간은 길었다. 올해 유한준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 122경기에 나와 타율 3할1푼6리 20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홈런, 타점 세 부문에서 유한준은 개인 최고의 성적을 냈다.
넥센은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구성된 클린업트리오로 유명했다. 그러나 유한준의 방망이가 워낙 잘 맞아 염경엽 넥센 감독은 타순을 좀 더 공격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유한준은 3번에 주로 배치돼 당당히 박병호, 강정호와 함께 올 시즌 팀의 중심타선에 속했다.
넥센은 정규시즌에서 2위를 차지했고 플레오프에서 LG 트윈스를 꺾고 마침내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유한준에게도 처음 맞는 한국시리즈인 것이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와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소속팀은 다르지만 대학시절(동국대)을 함께 보낸 친구 박정권(SK 와이번스)에게 전화를 했다. 박정권은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가을사나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유한준은 "전화를 걸었더니 (박)정권이는 일본에 있더라"며 "멀리 있지만 가을야구에 강했던 기운을 꼭 전해주겠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박정권은 유한준에게 조언도 했다. 그는 '너무 많은 걸 한꺼번에 하려고 하지 말아라'고 유한준에게 얘기했다. 가을야구는 정규시즌과 달리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한준은 "정권이는 '일단 삼진 한 번 딱 당한 뒤에 마음 편하게 먹고 타석에 나서라'고 했다"며 "친구 덕을 볼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유한준은 4일 열린 삼성과 1차전에서 2개의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그는 LG를 상대로 치른 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에 나와 17타수 4안타 타율 2할3푼5리를 기록했다. 타율은 좋지 않았으나 홈런 2방을 쏘아올리며 장타력을 뽐냈다. 유한준은 5일 열리는 삼성과 2차전에서도 1차전과 마찬가지로 우익수 겸 3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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