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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0년]특별인터뷰…韓농구의 '금빛미래' 김종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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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AG 금메달의 주역 "벤슨에게 성장한 모습 보여주고 싶었다"

[정명의기자] 조이뉴스24가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2014 인천아시안게임의 스타이자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의 간판선수 김종규(23, 207㎝)를 만났다. 한국 농구의 미래를 짊어질 주역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김종규로부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농구월드컵의 참패, 라이벌과 롤모델 등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①편에 이어...>

◆라이벌과 롤모델

스포츠 세계에서 라이벌은 상호 경쟁을 통해 발전을 유도하고 팬들에게는 흥미를 선사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마찬가지로 롤모델 역시 선수로서의 방향을 설정해주고 성장의 촉매재가 될 수 있는 존재다. 데뷔와 함께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는 김종규의 라이벌과 롤모델은 누구일까.

-올 시즌 데뷔한 이승현과는 대학 시절부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는데, 프로 첫 맞대결에서 '판정패'했다. LG도 오리온스에 대패를 당했는데.

"잘 하더라. 대학교 때부터 농구를 잘했던 선수다. 농구에 대한 이해도 빠르고 기량도 좋았다. 하지만 오리온스가 못 이길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시 만났을 때 힘들겠다는 생각보다 제대로 된 컨디션에서 부딪혀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나보다 승현이가 기량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내가 막는다면 신경써서 해야 할 것 같다."(LG는 지난 10월17일 오리온스와 만나 73-93, 20점 차 완패를 당했다. 이 경기에서 김종규는 14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18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한 이승현에게 판정패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오리온스가 우승후보로 떠올랐다.(인터뷰 당시 오리온스는 8연승 중이었다.)

"경기를 봤는데 잘 하더라. 하지만 어차피 이제 1라운드고 6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른다. 시즌은 길다. 초반에 오리온스가 긍정적인 분위기로 가고 있지만, 우리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승현을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앞서도 말했듯, 농구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프로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강점을 잘 살리는 것 같다. 하지만 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첫 대결에서는 제퍼슨과 메시가 전부 퇴장을 당해 내가 상대 외국인 선수를 막아야 했다. 그러면서 살짝 멘탈이 붕괴된 것 같다. 내가 득점을 더 많이 해도 우리 팀이 지면 내가 진 것이다. 그날은 오리온스에게 크게 패한 것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이승현 말고도 라이벌이 또 있나.

"라이벌이라기보다 도전해서 이기고 싶은 사람이 많다. (오)세근이 형, (김)주성이 형, (하)승진이 형, (함)지훈이 형이다. 작년에는 챔프전에서 지훈이 형에게 졌으니까 이번엔 이기고 싶다."

-오세근, 김주성은 롤모델이라고도 알고 있는데. 두 선수에게 배우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농구 센스다. 힘은 언제든지 시간이 주어지면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농구 센스라는 것은 타고나야 하는 것 같다.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세근이 형은 파워를 이용한 오펜스다. 파워를 이용한 움직임으로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가 최고다. 주성이 형은 공간활용과 패스 타이밍을 잘 보는 점이다. 또한 주성이 형은 센터 포지션에서도 게임을 조율할 줄 아신다. 보통 게임 운영은 가드가 하는데, 주성이 형은 센터임에도 그런 플레이를 하신다."

-그런 두 선수와 대표팀에서 함께했다. 뜻깊은 시간이었겠다.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스스로 대표팀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워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형님들도 후배에게 많이 알려주시려고 했다. 뭘 하나 여쭤보면 성심성의껏 다 알려주신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두 분 뿐만 아니라 포지션을 막론하고 다른 형님들도 다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농구선수 김종규

인터뷰를 통해 만나본 김종규는 예의바르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해맑은 청년이었다. 인터뷰 중 그의 성격, 농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 등 개인적인 부분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지난 시즌 있었던 로드 벤슨과의 '경례 세리머니' 사건에 대한 이야기도 물어봤다.

-농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또래에 비해 키가 커 농구부 선생님의 눈에 띄었던 것 같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공부가 재미없었다. 농구해보겠냐는 말에 바로 하겠다고 했다. 농구가 뭔지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는데 공부보다는 낫겠다 싶었다. (웃음) 부모님도 해보고 싶으면 해보라고 하셨다. 바로 다음날 농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갔다. 농구를 스파르타식으로 배우지는 않았다. 농구부를 따라다니며 구경하면서 하나씩 배웠다."

-키는 언제부터 얼마나 컸나.

"처음부터 엄청나게 크지는 않았다. 또래보다 항상 큰 편이었다. 갑자기 막 자란 것도 아니었다. 꾸준히 조금씩 커졌다. 아마 그런 점 때문에 선수생활을 하면서 비교적 부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것인가?

"아니다. 청소년 대표를 못했다. 그 땐 되게 가슴에 상처를 받았다. 부상 때문에 탈락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당시에는 너무 해보고 싶었다."

-그럼 농구 인생 중 그 때가 가장 힘들었을 때인가?

"아니다. 작년 아시아선수권대회 필리핀전에서 결정적인 수비 미스를 해서 팀이 졌다. 그 땐 다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목도 너무 아팠다. 더 이상 못하겠다는 생각도 하고, 쉬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대표팀, 소속팀을 왔다갔다 하면서 쉴 시간이 없었다."

-가장 기뻤던 때는 역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을 때인가?

"그렇다. 정말 기뻤다."

-성격이 솔직하고 화끈한 편인 것 같다. 신인 드래프트 때는 'KBL을 뒤집어보겠다'고 했고, 이번 개막 미디어데이 때는 이승현을 향해 '악바리가 뭔지 보여주겠다'고 다소 도발적인 말을 했다. 지난 시즌 벤슨과의 경례 세리머니로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원래 빙빙 돌려서 말하는 것을 잘 못한다. 벤슨과의 일은, 지금 다시 그 상황이 되더라도 똑같이 할 것이다. 후회는 없다. 물론 그날 경기에 졌고, 내 행동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내가 그러지 않았으면 이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전 경기에서 내가 (경례 세리머니를) 당했고, 그날 호텔에 도착해 다음에 그 상황이 되면 나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 5차전. 김종규는 4쿼터 초반 덩크슛을 성공시킨 후 벤슨에게 경례를 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4차전에서 벤슨이 자신에게 한 것에 대한 되갚음이었다. 하지만 심판은 상대를 도발하는 것으로 간주,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LG는 5차전에서 모비스에 패하며 2승3패로 밀린 뒤 6차전서도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벤슨이 올 시즌 KBL에서 뛰지 않는데.

"아쉽다. 내가 좀 더 성장한 모습 보여주고 싶었다. 챔프전에서 날 보고 자기 20대 때를 보는 것 같다고 인터뷰를 했더라. 물론 내가 그 선수보다 농구 실력은 한참 아래고 많이 부족하지만, 그 말을 듣고 작년보다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궁극적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싶나.

"진짜로 최고 연봉자가 되고 싶다. 프로에서는 자신의 가치를 돈으로 보여준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느낀 것이 최고 연봉자가 된다는 것은 모든 면에서의 가치를 입증한다는 것이다. 연봉에는 인성과 농구 실력 등 모든 것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뜻이 아니고,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은 것이다.

-그 목표에 어느 정도 와 있는 것 같나.

"이제 시작이다. 아직 멀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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