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거침없이 달려온 NC 다이노스의 질주가 올 시즌은 여기서 멈추게 됐다. LG 트윈스와 치른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 것이다.
NC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11로 패했다. 전날 3차전에서 팀 창단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뒀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패수를 더한 NC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LG에 내주며 올 시즌을 모두 마감했다.
아쉬운 탈락이다. 하지만 NC는 준플레이오프까지 오는 과정에서, 또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했다. 이번 탈락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이제 NC는 올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무서운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창단 3년, 1군 무대 진입 2년만에 가을잔치에 초대받은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일이었다. 지난 2011년 말 창단한 NC는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기량을 쌓은 뒤 지난해 1군에 합류해 7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한 끝에 3위를 차지, 준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었다.
1군 진입 2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것은 신생팀 최단기간 포스트시즌 진출 신기록이다. 이는 과거 빙그레(현 한화)가 창단 3시즌만인 1988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우려대로 경험 부족이 드러났다. 안방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내준 것.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손민한 등 베테랑들이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NC가 지닌 한계였다. 김경문 감독도 2연패를 당한 뒤 "선수들이 이 정도로 긴장할 줄은 몰랐다"며 팀의 경험 부족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끝까지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며 경험을 쌓게 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팀의 미래를 고려한 선수 기용이었다. 3차전까지 부진했던 박민우를 4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지만, 승부처에서 대타로 기용하며 명예회복의 기회도 제공했다.
혹자는 외국인 선수 3명 보유 등 신생팀으로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인 올 시즌이 NC가 최고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에게 올 시즌은, 대권에 도전하기 위한 시즌이 아닌, NC를 더욱 강한 팀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 단계였다.
올 시즌 소중한 경험을 쌓은 NC 선수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NC의 질주가 잠시 멈췄다. 그러나 이는 더 큰 발걸음을 내딛기 위한 숨고르기일 뿐이다. NC의 아쉬운 탈락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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