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지도력의 연속성에 다시 한 번 기대감을 갖고 이광종 감독에게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이광종 감독은 2016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다. 지난 15일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이 감독의 선임을 두고 논의가 오갔고 적임자로 선택됐다.
유소년 발굴 능력이 뛰어난 이 감독은 2009년 나이지리아 17세 이하(U-17) 월드컵 8강, 2011년 트리니다드토바고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을 이끌었다.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우승, 2013년 FIFA U-20 월드컵 8강,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각 연령대 대표팀을 이끌고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경력에서 잘 알 수 있듯이 이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을 꾸준히 거쳐오고 있다. 이는 축구협회가 2009년 U-20 월드컵을 통해 정식 지도자로 데뷔시켜 A대표팀 사령탑까지 성장시킨 홍명보 감독식 모델을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홍 감독은 2009년 U-20 월드컵,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거쳤다. 2013년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정점에 올랐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의리' 논란을 일으키며 아쉬운 성적을 내기는 했지만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감독 역시 홍명보식 모델을 그대로 따라가는 셈이다. 23세(U-23) 이하로 구성되는 올림픽대표팀 선수들 대부분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문창진(포항 스틸러스), 김현(제주 유나이티드), 류승우(브라운슈바이크) 등이 이 감독과 호흡했다. K리그 출신으로 누구보다 국내 축구를 잘 안다는 이점도 있다. 대표팀 구성에 내, 외부의 환경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평가다.
올림픽 본선을 위한 아시아 예선 방식이 홈앤드어웨이에서 풀리그 방식으로 바뀐 것도 이 감독에게 유리하다. AFC는 다양한 기회를 주기 위해 특정 장소에 모여 풀리그로 리우 올림픽 예선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단기전을 치르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이 감독에게는 잘 된 일이다.
이 감독은 축구협회 수뇌부와는 특별한 인연이 없다. 지도력에 소신을 갖고 있어 쇠고집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외부의 시선이나 평가는 신경쓰지 않고 오직 자신의 길만 가고 있다.
이 감독 스스로도 지난해 11월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 선임 당시 1년+α의 계약 기간을 선택했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검증받고 올림픽까지 가겠다는 것이었다. 이 감독은 목표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뤄냈다. 축구협회는 이 감독에게 다음 단계인 올림픽 감독을 맡기면서 유능한 지도자와 대표팀의 연속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 감독의 한 지인은 "이 감독은 정치적이지 못한 인물이다. 외부에서 우려하는 학연, 지연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물론 아시안게임에서 단기전에 강함을 다시 한 번 증명했기 때문에 선택 받았다고 생각한다. 공부하는 지도자가 인정받는다는 것을 널리 알린 것과 같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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