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불곰'은 과연 노경은을 살릴 수 있을까.
희망찬 새 출발을 약속한 김태형 신임 두산 감독은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앞두고 있다. 우선 코칭스태프를 정비해야 하고, 외국인 선수 3자리도 선별해야 한다. 코치진은 프런트와 상의해 명단을 추리는 과정이다. 외국인 선수는 니퍼트·마야 재계약, 칸투는 대체 용병 영입으로 굳어지고 있다.
니퍼트는 계약 조건이 관건이지만 김 감독이 잔류를 강하게 원하고 있어 큰 변수가 없는한 내년에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마야의 경우 일단 김 감독이 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그보다 더 좋은 투수가 확보된다면 '취임 선물'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게 구단의 자세다.
◆노경은 살리기 최우선 과제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바로 올 시즌 처절하게 무너진 노경은 살리기다. 무너진 투수진을 재건하려면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 2명에 노경은이 반드시 재기해야 한다. 당연한 얘기다. 여기에 2년 연속 10승 투수로 자리매김한 유희관을 더하면 선발진은 남부럽지 않게 된다.
결국 노경은이 되살아나야 김 감독이 공언한 대로 내년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 갖춰지는 것이다. 현역 시절 수비형 포수로 이름을 날린 김 감독은 복안이 있다고 했다.
그간 심리적인 문제에만 사람들이 집중했다면 그는 기술적인 부분도 허심탄회하게 상의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노경은은 투구시 공을 글러브에서 뺀 뒤 다른 투수들처럼 오른 팔을 뒤로 내리거나 길게 뻗지 않는다. 팔꿈치가 직각이 될 만큼 재빨리 공을 오른 어깨 위로 올려놓은 뒤 그 자리에서 짧은 스윙으로 투구한다. 이 방식으로 성공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할 것"이라며 "지금의 방식을 고수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약간 변형을 가져가는 게 좋을지부터 속을 터놓고 얘기를 해볼 것"이라고 했다.
◆기술적·정신적 다각도 접근
경우에 따라서는 오늘날의 노경은을 만든 변형 투구폼에 손을 댈 수도 있다는 얘기이지만 일단은 선수 본인의 얘기부터 들어보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수비형 포수로 투수들의 미세한 차이점을 파악하는 데 남다른 눈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중요한 건 역시 가라앉은 자신감 회복이다. 올 시즌 후반 노경은은 "불펜에서는 마음 먹은 대로 잘 들어간다. 축이 되는 오른 다리도 튼튼하게 받쳐준다. 그런데 정작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나도 모르게 급해지면서 강하게만 던지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생각해둔 투구폼이 흐트러지더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심지어 이를 '정신병'이라고까지 표현한 적이 있다.
김 감독도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노경은은 성격이 예민한 편이라 시즌 초반 부진으로 자신감이 떨어졌다. 투수코치와 상의하고 많은 대화를 통해 심리적인 부분부터 컨트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노경은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면서 문제점을 서로 상의해볼 생각"이라며 "노경은 같은 선수는 쉽게 찾기 어렵다. 반드시 살려서 써야 할 중요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불곰' 김태형의 노경은 살리기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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