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의 추격을 뿌리치고 2014-15시즌 NH농협 V리그 시즌 첫승을 올렸다. 현대건설은 23일 성남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지난 7월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안산·우리카드 프로배구대회 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대건설에서는 이날 외국인선수 폴리(아제르바이잔)가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폴리는 두 팀 합쳐 가장 많은 38점을 올리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런데 현대건설 승리에는 숨은 조역이 있었다. 레프트 김주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주하는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과도 인연이 있다. 박 감독은 흥국생명 사령탑에 오르기 전 KBS N 스포츠 배구해설위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했다. 그는 해설위원 시절 현대건설 경기를 중계할 때마다 김주하를 자주 언급했다. 이유는 있다.
김주하는 황연주나 양효진처럼 팀의 주 공격수는 아니다. 대신 수비와 어택 커버 등 궂은 일을 맡는다. 지난 시즌과 컵대회에서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그 자리를 맡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런 김주하에 대해 중계 도중 자주 칭찬을 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팀이 승리를 거두기 위해 꼭 필요한 선수라는 의미에서다.
김주하는 이날 2득점을 기록했다. 팀 전체 득점과 공격을 따지자면 차지하는 비중은 적었다. 그러나 2점 모두 서브로만 올렸다. 상대 추격 흐름을 끊는 타이밍에서 나온 귀중한 포인트였다.
또한 김주하는 14개의 디그를 시도해 그중 12번을 팀 공격으로 연결시켰다. 3, 4세트 후반에는 적극적으로 어택 커버에 참여해 폴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박 감독이 직접 코트에서 상대팀 선수로 만난 '김주하 효과'를 확인한 셈이다.
김주하는 흥국생명전이 끝난 뒤 "경기에 앞서 가진 팀원들의 미팅 시간에서 언니들이 '폴리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경기 초반에는 어택 커버를 잘 들어가지 못했다. 이런 경우 사실 내 실수인데 폴리의 범실로 기록된다. 그런 부분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어택 커버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한편 김주하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 가지 변화를 줬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서브를 준비할 때 독특한 동작을 취했다. 김주하는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걸음을 한 뒤 서브를 넣었다. 그런데 이날은 서브를 넣기 전 트레이드 마크가 된 '종종걸음'을 하지 않았다.
김주하는 "오프시즌 동안 양철호 감독과 서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한 가지 동작보다는 여러가지를 갖고 있는게 더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했다. 한 경기만 치렀지만 효과는 있었다. 그는 "아무래도 서브 범실 횟수가 줄어들었고 더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허리에 부담도 덜 된다"고 웃었다.
김주하는 이날 서브를 19차례 시도해 범실은 2개뿐이었다. 그리고 허리가 좋지 않아 늘 시즌 초반 고전했지만 이날은 컨디션도 좋았고 무엇보다 허리 통증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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