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이만수 감독이 SK를 떠났다. 3년 임기를 모두 채우고 홀가분하게 유니폼을 벗었다. 이만수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SK는 새 감독 선임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7일 목동 넥센전이 이 감독의 SK 사령탑으로서의 마지막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SK는 4강행 가능성이 있었지만, 전력을 다한 넥센에 2-7로 패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는 "오늘로서 계약이 끝난다. 다음 감독이 오더라도 'SK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팀'이라는 이미지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했기에 미련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전한 마지막 인사였다. 이 감독의 2014시즌은 바람 앞의 등불 같았다. 이미 2013시즌 종료 후 감독 교체설이 나돌았다. 2007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SK는 지난해 6위에 그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SK는 내부 문제로 인해 이 감독의 3년 임기를 보장하기로 했다.
임기 마지막 해였던 올 시즌도 SK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주전 선수들은 줄줄이 부상을 당했고, 외국인 선수들도 유난히 잡음을 많이 일으켰다. SK 특유의 끈끈한 팀워크도 보이지 않았다. 이 감독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성적도 부진했다. 5월부터 4개월여 동안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막판에 연승을 거두면서 5위까지 올라섰지만 더 이상의 성과는 없었다.
이 감독은 "시즌 중간에 그만뒀다면 아쉬움이 남았을 텐데, 구단주가 끝까지 믿어줬다는 것이 야구인으로서 고맙다"고 말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이 감독의 고백이었다. SK는 이 감독의 임기 보장으로 일단 최악의 모양새는 피한 셈이다.
이만수 감독은 시즌 최종전을 끝낸 뒤 링거를 맞았다. 긴장이 한 번에 풀렸고, 허탈감도 밀려왔다. 그리고 곧 신변을 정리했다. 문학구장 감독실은 이제 새 주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SK의 새 감독 선임 작업은 조심스럽게 이뤄졌다. 내부 승격을 염두에 두고 은밀하게 진행됐다. 타 구단처럼 소문이 무성하지도 않았다. SK의 새 사령탑은 2군 감독을 거친 김용희 육성총괄이 유력하다.
26일부터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를 시작하는 SK는 곧 새 감독 선임 발표를 하고 새로운 체제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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