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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우승]'복덩이 외인' 나바로와 밴덴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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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선봉장·1선발 역할 톡톡히, 1위 이끈 원동력

[류한준기자] "글쎄요." 올 시즌 초반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에 대해 의문 부호를 달았다. 지난 2011년 라이언 가코 이후 오랜만에 삼성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타자였다.

나바로는 처음엔 저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외국인선수 엔트리가 늘어나면서 외국인타를 보유하게 되자 대부분의 팀들은 루크 스캇(전 SK 와이번스) 호르헤 칸투(두산 베어스)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 루이스 히메네스(롯데 자이언츠) 등 거포형 타자를 데려왔다.

반면 삼성은 거포형이 아닌 내, 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분류된 나바로를 뽑았다. 시즌 초반 나바로에 대한 기대치는 그렇게 높지 않았다. 그러나 나바로는 금방 한국무대에 적응하더니 팀 전력에 있어서 꼭 필요한 선수로 자리 잡았다.

류 감독은 시즌 초반 마땅한 톱타자감을 찾지 못했다. 경찰청에 입대한 배영섭의 공백이 커 보였다. 정형식 카드가 효과가 없자 베테랑 박한이를 비롯해 김상수에게까지 1번타자 자리를 맡겼다. 하지만 마음에 쏙 들어오지 않았다.

류 감독은 결국 쏠쏠한 타격 실력을 보인 나바로에게 공격 첨병 역할을 맡겼다. 나바로는 지난 4월 2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처음 톱타자로 기용됐다. 이후 톱타자 나바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전형적인 1번타자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나바로는 안타뿐 아니라 심심치 않게 대포를 쏘아 올리는 펀치력도 선보였다.

지난 6월 22일에는 이틀에 걸쳐 4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2000년 5월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박경완(당시 현대 유니콘스, 현 SK 와이번스 2군 감독)이 처음 기록한 이후 14년 만에 나바로가 다시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나바로는 20홈런을 넘기더니 지난 13일 대전구장에서 한화를 상대로 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시즌 30호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내내 붙박이 1번타자는 아니었지만 역대 삼성 1번타자 중에서 한 시즌 가장 많은 홈런을 쳐낸 선수가 됐다. 그 전까지는 1997년 최익성이 기록한 22홈런이 톱타자 최다 홈런이었다.

나바로는 3할대의 안정된 타율에 도루도 25개를 기록하며 빠른 주력을 자랑했다. 나바로는 삼성이 우승을 확정지은 15일 대구 LG전에서 3-3으로 팽팽히 맞서던 8회말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려 4시즌 연속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활약까지 펼쳤다.

밴덴헐크, 재계약에 위력투로 보답

삼성이 타선에서 나바로 효과를 봤다면 마운드에선 2년째 한국무대에서 뛴 릭 밴덴헐크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밴덴헐크는 지난해 삼성에 입단했지만 성적은 썩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24경기에 나와 7승 9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재계약 전망이 불투명했으나 류 감독은 밴덴헐크를 다시 한 번 믿기로 했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구속은 빠른 투수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올 시즌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각 팀 사령탑들은 주저 없이 올 시즌 최고 구위의 외국인 투수로 밴덴헐크를 꼽을 정도였다.

밴덴헐크는 날이 따뜻해지면서 힘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5월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부터 6연승을 올리며 상승세를 탔다. 이후에도 8경기 선발 등판에 5승 무패를 기록하며 팀의 1선발 자리를 지켰다.

13승(4패)을 올린 밴덴헐크의 강점은 빠른 구속에만 있지 않다. 매경기 100구 이상 던질 수 있는 스테미너와 꾸준함이 장점이다. 그는 선발등판한 25경기 중에서 5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100구 이상을 소화했다.

올 시즌 타고투저 현상이 유독 심한 편이지만 밴덴헐크에게만은 예외다. 그는 평균자책점 3.18로 타이틀 획득이 유력한 상태다. 지난해보다 평균자책점을 끌어내린 데서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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