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10일 열린 파라과이와 데뷔전을 앞두고 '무실점' 승리를 약속했다.
그 약속은 정확하게 지켜졌다. 한국 대표팀은 파라과이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리고 김민우와 남태희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서 수비에 가장 큰 중점을 둔 슈틸리케 감독의 노력이 빛을 낸 경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코스타리카의 친선경기.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에는 '볼 점유율'을 약속했다. 지난 파라과이전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또 더욱 완벽하고 강한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강조한 것이 볼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였다.
파라과이는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60위로 63위 한국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팀이었다. 그런데 코스타리카는 다르다. FIFA 랭킹 15위의 강호다. 그리고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8강에 오른 강팀이다.
강호를 상대로 볼 점유율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약팀이 강팀을 상대하는 전술은 수비를 두텁게 하며 움츠리다 한 방을 노리는 것이다. 약팀은 수비에 집중하다 역습으로 골을 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볼 점유율에서는 강팀에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슈틸리케 감독은 코스타리카와 볼 점유율 싸움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약팀이 강팀을 상대하는 '다른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강팀과 만나도 볼 점유율에서 밀리지 않는 싸움을 펼칠 것이라 선언했다. 강팀을 상대로도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 그리고 공격의 고삐를 당기며 한국의 골 결정력을 증명하겠다는 자신감이다.
이전 파라과이전 때도 무실점을 자신했듯이 코스타리카전을 앞두고도 슈틸리케 감독이 허투루 내뱉은 말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큰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FIFA 랭킹 15위와 63위의 경기다. FIFA 랭킹으로만 보면 누가 이길 것인지 분명히 드러난다. 하지만 랭킹이 낮아도 우리가 경기를 잘 하면 이길 가능성이 많다"며 승리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원천이 바로 점유율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경기에도 무실점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파라과이전에서 드러났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후반전에 선수들이 체력이 떨어져 공을 쉽게 빼앗기는 경향을 보였다. 볼을 소유해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는 그래서 볼 점유율을 높여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파울로 완초페 코스타리카 대표팀 감독대행 역시 볼 점유율을 강조했다. 볼 점유율을 높이며 한국의 스피드를 막겠다며 슈틸리케 감독과의 볼 점유율 전쟁을 선포했다.
완초페 감독대행은 "한국은 굉장히 수준 높은 팀이다. 특히 스피드가 빠른 팀이다. 그래서 내일 경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어려운 게임을 잘 풀어가기 위해 볼 점유율을 높일 것이다. 볼 점유율로 한국의 스피드를 줄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약팀이 강팀을 상대하는 다른 방법을 시도하겠다는 슈틸리케 감독, 강팀이지만 색다른 약팀을 상대하게 될 완초페 감독대행. 한국과 코스타리카의 대결은 흥미있는 볼 점유율-볼 점유율의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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