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대표팀이요? 실력이 되겠나요. 이름만 거론되는 것 자체로 제게는 영광이죠." 지난 시즌 백목화(KGC 인삼공사)는 경기 후 수훈선수로 뽑혀 인터뷰실에 온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과 자신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백목화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데 백목화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소속팀 KGC 인삼공사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GS 칼텍스의 벽에 막혀 챔피언결정전에 나가진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그리고 백목화는 이번 오프시즌 동안 이선구 감독(GS 칼텍스)이 이끌었던 여자대표팀에 뽑혔다. 배구선수로 활동하면서 첫 성인대표팀 발탁이었다.
백목화는 대표팀에서 주 공격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점수가 크게 벌어졌을 때 또는 원포인트 서버로 나서 김연경(페네르바체) 박정아(IBK 기업은행) 한송이(GS 칼텍스) 등의 휴식시간을 보조했다.
대표팀은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조별리그부터 승승장구한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994 히로시마(일본) 대회 이후 20년 만에 값진 금메달을 따냈다.
백목화는 "새로운 사람들과 지난 세 달 동안 함께 생활을 해 재미있었다"고 대표팀 생활을 돌아봤다. 그동안 오프시즌에는 늘 소속팀 동료들과 함께했던 그였다. 새 시즌 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는데 이번에는 다른 경험을 했다. KGC 인삼공사의 숙소와 체육관이 있는 신탄진이 아니라 진천선수촌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그는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장점들을 많이 보고 배웠다. 그 부분이 가장 큰 소득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에 처음 들어갔는데 좋은 성적을 내서 기분이 좋다"며 "만약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들어가고 싶다"고 웃었다.
대표팀에서 백목화의 룸메이트는 베테랑 김해란(한국도로공사)을 비롯해 드래프트 동기인 배유나(GS 칼텍스)와 양효진(현대건설)이었다. 소속팀이 달라 그동안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지만 오랜만에 동기들을 만나 즐겁게 운동을 했다.
백목화는 "대표팀 소집 후 선수들 모두 목표는 하나였다"며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따자는 의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선배부터 후배들 모두 열심히 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잡혀 있었다"고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난 뒤 대표팀은 해산했다. 백목화를 비롯한 12명의 대표선수들은 이제 다시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2014-15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백목화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최선을 다하겠다"고 새 시즌을 맞는 각오를 밝혔다. KGC 인삼공사는 오프시즌 뚜렷한 전력보강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의 주역 중 한 명인 외국인선수 조이스(브라질)와 일찌감치 재계약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 명만 선발했지만 팀의 약점이던 센터쪽 전력을 보강했다. 드래프트 참가 선수들 중 키가 가장 큰 문명화를 데려왔다.
백목화는 대표팀에서는 주공격수가 아니었으나 KGC 인삼공사에선 사정이 다르다. 조이스와 함께 좌우쌍포 역할을 해야 한다. 그는 "팀 동료들과 손발을 맞춘 시간이 모자라긴 하지만 괜찮다"며 "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얼마 없는 편이지만 다시 몸상태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지난일'이 됐다. 지금부터는 소속팀의 성적을 위해 코트에서 몸을 날리고 서브와 스파이크를 때려야 한다. 백목화도 다시 출발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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