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이겼지만 마음에 아주 흡족한 경기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사령탑 데뷔전 승리 그 자체는 기분좋은 일이라는 듯 환한 미소로 경기를 복기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0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 겸 한국대표팀 데뷔전에서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이전 대표팀에서 벤치 멤버로 뛰었던 김민우(사간도스), 남태희(레퀴야), 김기희(전북 현대), 곽태휘(알 힐랄), 조영철(카타르SC) 등을 선발로 내세웠다. 파격이라면 파격적인 선수 기용술이었다. 파라과이가 아무리 2014 브라질월드컵 남미예선에서 꼴찌를 했다고 해도 빠른 공격력을 가진 팀이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늘 경기는 흥미로웠다"라고 운을 뗀 뒤 "TV 시청자들은 재미있고 흥미롭게 봤을 것이다. 양팀에 많은 기회가 있었고 재미있는 경기가 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과 과가 동시에 나왔던 경기임을 인정한 슈틸리케 감독은 "오늘은 6-3으로 끝났어야 할 경기다. 기회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90분 내내 최선을 다했다"라며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을 칭찬했다.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골키퍼가 너무 잘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공격적인 성향의 팀은 늘 공격적이지만 역습으로 당할 우려가 있고 실점 위기가 찾아온다"라며 김진현이 최후방에서 제 역할을 잘 해내 실점을 막았다고 덧붙였다.
파격적인 선발 엔트리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현재 컨디션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의 경우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이 아니다. 장시간 비행을 해야 하고 챔피언스리그나 분데스리가도 뛰었다. 다른 선수들도 피로도가 있다"라며 소속팀에서 쌓인 피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최우선 순위에 둔 것은 정신력이었다. 그는 "훈련시 중점을 둔 것은 정신력과 의지를 높이자는 것이었다. 어떤 선수를 배치해도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라며 자신의 의도가 성공적으로 선수들에게 전달됐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우루과이전과의 비교도 잊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루과이전을 분석해보니 우리가 볼을 소유하면 상대에게 빨리 뺏겼다. 오늘은 우리가 볼 소유해서 방향을 전환하는 플레이가 많았다. 공격시 볼 소유 시간이 많았다"라며 승리에 대한 열망이 경기 내용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창의적인 축구'를 강조했다. 동료의 움직임과 패스 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바란 것이다. 그는 "후반에 선수들이 지쳐서 생동감을 잃고 볼을 뺏겼다. 창의성이 떨어지면서 실점 위기를 초래했다"라고 진단했다, "전, 후반 내세운 모든 공격수가 제 역할을 해줬다"라며 공격적인 선수교체에는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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