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슈틸리케호 1기 주장에 기성용(25, 스완지시티)이 선임됐다. 다소 예상밖이라는 평가와 축구 내적인 시선으로만 본다면 당연하다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10일 파라과이, 14일 코스타리카와의 A매치 2연전 주장으로 기성용을 임명했다. 기성용은 축구대표팀 발탁 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차고 선수단을 아우르게 됐다.
기성용이 주장이 된 것은 슈틸리케 감독의 확고한 철학이 반영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주장을 수행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골키퍼를 제외했다. 그라운드 안에서 전술적으로 전체의 흐름을 읽고 지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의 주장 선임에 대해 "우리팀의 공수 모두 관여한다. 중심적인 역할을 최고로 잘한다. 26살로 충분한 경험이 있다. 최선참과 막내, 중간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다"라고 배경을 밝혔다.
포지션으로만 본다면 중앙 미드필더가 주장으로 적격이다. 슈틸리케 역시 현역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은 공수 모두 관여할 수 있다. 팀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전술 변화에서도 기성용은 축으로 활용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취임사에서 특정 전술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했다. 필요하면 플랫4에서 플랫3까지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다며 전술적 유연성을 강조했다.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지만 지난달 우루과이전에서 중앙 수비로도 내려설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최종 수비이면서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자원이다.
선수단에서도 최선참과 막내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기성용은 나이로만 봐도 최고참 이동국(35, 전북 현대)과 막내 손흥민(22, 레버쿠젠) 사이에 있다. 무엇보다 K리그에서 뛰었다가 해외로 진출해 국내, 해외 선수들의 상황과 환경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2010 남아공,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1 카타르 아시안컵 등 주요 국제 대회 경험도 충분하다. 큰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는 일종의 믿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주장이 되기에 충분한 요건이지만 이후에도 계속 기성용이 대표팀 주장을 맡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며 틀을 잡겠다는 것이 슈틸리케의 판단이다.
주장 후보군은 많다.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이청용(26, 볼턴 원러더스)도 있고 부상으로 소집되지 못한 고정형 주장 구자철(25, 마인츠05)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은 앞으로 흥분을 좀 가라앉히면 더욱 훌륭한 주장이 될 수 있다"라며 성숙함과 냉정함만 보여주면 지속 가능한 주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기성용 스스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지도 관심거리다. 기성용은 지난해 최강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비난하면서 스스로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리더십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일단 주장 완장을 찬 이상 상당한 무게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기성용은 "영광스러운 자리다. 그라운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라며 달라질 자신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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