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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김연경 "이번 시즌엔 4관왕 이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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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대표팀 뒷풀이 일화 전해…잘 따라준 후배들에게 "고마워"

[류한준기자] 지난 7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진천선수촌에 소집됐다. 그런데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대표팀 주장이 바뀌었다.

보통 주장은 팀내 선참 선수가 맡는다. 이선구 감독(GS 칼텍스)이 지휘봉을 잡은 이번 대표팀에서 최고참은 세터 이효희(한국도로공사)였다. 그런데 이 감독은 이효희와 베테랑 리베로인 남지연(IBK 기업은행) 김해란(한국도로공사) 그리고 한송이(GS 칼텍스)를 놔두고 김연경(페네르바체)에게 주장 임무를 맡겼다.

김연경은 "솔직히 처음에는 주장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며 "오히려 고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의지는 분명했다. 이효희를 비롯해 김연경보다 선참인 동료들도 '네가 그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뜻을 건넸다.

주장 김연경은 주 공격수 역할을 잘 해냈고 대표팀이 그토록 바라던 20년 만의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은 지난 2일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중국과 결승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아시아경기대회에 앞서 열린 AVC(아시아배구연맹)컵에서 중국에게 당한 두 차례 패배를 시원하게 되갚으며 따낸 금메달이었다.

김연경은 "결승전이 끝난 뒤 선수들과 모두 서울로 가서 뒤풀이를 하려고 했었다"며 "그런데 결국 못갔다"고 얘기하며 웃었다. 이유는 힘이 들어서였다. 그동안 아시아경기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김연경을 포함한 선수들은 구슬땀을 흘렸고 무척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김연경은 "언니들부터 동생들까지 결승전이 끝난 뒤 '힘들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며 "피곤해서 선수촌 밖을 나가지도 못했다"고 했다. 물론 뒷풀이 시간은 가졌다. 이튿날 선수촌 근처에 있는 번화가를 찾아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었다.

그는 "대표팀에 함께 있는 동안 싫은 소리를 많이 했다"며 "그래서 힘들었을 텐데 잘 따라와준 후배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김연경은 이제 아시아경기대회의 추억을 뒤로 하고 다시 터키로 건너갔다. 소속팀 페네르바체의 2014-15시즌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결승전 후 일주일 정도 시간이 있었다"며 "하고 싶었던 일도 많았는데 별로 한 게 없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버렸다"고 덧붙였다. 출국 당일인 9일 오전 서둘러 터키로 가져갈 짐을 정리할 정도였다.

김연경은 "피부과를 다녀와야 했는데 병원을 못가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앞으로 터키에서 보낼 6개월 동안 피부과를 찾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소속팀 경기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올시즌 목표를 4관왕으로 정했다. 그는 "바키방크를 상대로 단판 승부로 치르는 리그 수퍼컵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며 "그리고 터키리그와 터키컵 우승. 그리고 유럽배구연맹(CEV) 주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모두 이루고 싶다"고 덧붙였다.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페네르바체는 오프시즌 동안 착실한 전력 보강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축선수 중 한 명인 김연경이 다치지 않고 좋은 컨디션으로 시즌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오른쪽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 2013-14시즌이 끝난 뒤 대표팀 일정 때문에 쉴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김연경은 "그래도 꾸준히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했다"고 말했다. 몬타뇨(콜롬비아) 보세티(이탈리아) 등 새로운 공격수들이 팀에 합류해 든든해졌다. 그는 "공격 부담이 줄어들어 괜찮다"며 "리시브나 수비에서 팀에 더 도움을 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페네르바체에서 4시즌째를 맞는다. 계약긱간이 2015-16시즌까지라 중간에 팀을 옮기지 않는 한 가장 오랜 기간 뛰게 되는 팀이 된다. 그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 흥국생명 시절보다 더 한 곳에 오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터키 진출 첫 해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유럽배구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지난 시즌에는 CEV 컵대회 우승컵도 들어올렸다. 그러나 아직 리그 챔피언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 2011-12시즌 정규리그 전승으로 우승을 노렸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미끄러졌다. 2012-13시즌에도 그랬고 지난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연경은 "이번에는 꼭 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인천공항=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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