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대표팀은 주전 세터를 맡았던 이도희(현 SBS스포츠 배구해설위원)를 비롯해 장윤희(현 MBC스포츠플러스 배구해설위원) 박수정 등으로 구성됐다.
여자배구가 아시아경기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62년 자카르타(인도네시아) 대회부터다. 그런데 한국여자배구는 히로시마대회 전까지 늘 일본과 중국에 밀렸다. 그러다 히로시마대회에서 첫 금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한국여자배구는 날개를 다는가 싶었다. 그러나 이후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다시 금메달을 획득할 때까지 꼬박 20년이 걸렸다.
이선구 감독(GS 칼텍스)이 이끌고 있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2일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여자배구 결승전서 중국을 3-0으로 꺾었다. 여자배구가 그토록 바라던 금메달을 마침내 따낸 것이다. 또한 2010 광저우대회 결승에서 중국에게 당한 2-3 역전패를 통쾌하게 되갚았다.
이선구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었다. 대표팀 전력에 대한 부분보다는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라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그는 지난 1일 일본과 준결승이 끝난 뒤 "결승에서 선수들이 부담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 감독의 얼굴은 지난 7월 대표팀 첫 소집 때와 견줘 살이 많이 빠졌고 표정도 굳어 있었다.
이 감독은 "담배만 늘었다"고 했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 걸려있는 주변의 기대가 커 부담감이 막중했던 것이다. 이 감독은 "결승전이 끝난 뒤 선수둘과 마음껏 웃고 싶다"고 했다.
결국 이 감독의 바람대로 선수들은 결승에서 중국을 상대로 펄펄 날았다. 주포 김연경(페네르바체)을 비롯해 김희진(IBK 기업은행) 한송이(GS 칼텍스) 김해란(한국도로공사) 등이 모두 하나가 돼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며 중국을 압도했고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 감독은 우승이 확정돼 금메달 사령탑이 되는 순간 누구보다 환한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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