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싱, 당시 멋모르고 대회에 나섰던 박진아(25, 보령시청)은 9위에 머물렀다. 일단 해보자며 덤볐지만 전체 흐름을 조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보니 땅을 치며 후회했다.
박진아는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했다. 국제대회에도 참가해 경험을 키웠다. 지난 5월 초 스리랑카에서 열린 라이온스컵 국제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더니 8월 타이베이국제복싱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따내며 일취월장한 기량을 보여줬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쌓은 경험은 큰 도움이 됐다. 2분씩 4라운드로 진행되는 경기의 흐름을 조절할 줄 알게 됐다. 무조건 치고 받은 인파이터가 아닌 아웃복싱으로 상대의 조바심을 유도하는 영리한 선수가 됐다.
그 결과 박진아는 30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라이트급(57-60㎏) 준결승에서 사라스와티 사리타 데비(인도)를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물리치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아시안게임 첫 결승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그근 한국은 광저우 대회에서 성수연이 75㎏급 부전승으로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박진아는 거침없었다. 8강에서 4라운드 1분33초 만에 라나 사라스와티(네팔)을 TKO승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자신의 장기인 힘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치고 빠지는 기술을 제대로 구사했다.
사리타를 상대로는 철저한 아웃 복싱을 구사하면서 유효타를 정확하게 구사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사리타의 안면 유효타가 통하면 곧바로 안면에 되받아치며 점수를 잃지 않는데 주력했다.
관중석에서 온 부모님은 "진아야"를 크게 외쳤다. 이를 들은 박진아도 손을 들어 화답하며 즐거워했다. 박진아는 "일단 결승에 올라서 기쁘다. 아직 여자 복싱이 금메달이 없는데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고 싶다"라고 전했다.
매 라운드 이승배 코치로부터 경기 운영 전략을 듣고 계산적으로 움직였다는 박진아는 "생각보다 훅이 잘 들어가서 경기 운영이 쉬웠다. 조바심 내지 않고 한 것이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광저우의 한을 풀겠다는 의지도 가득하다. 박진아는 "그 당시는 너무 어렸었다. 그래서 4년간 준비를 열심히 했다. 다른 동료들이 먼저 탈락해서 그들의 몫까지 열심히 하려고 했다"며 의지를 다졌다.
결승까지 올라간 이상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박진아는 "여기까지 온 이상 죽기살기로 해보겠다. 기대해주는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진아는 안쥔화(중국)와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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