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만리장성은 의외로 견고했다. 류중일호가 중국을 맞아 고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4연속 콜드게임 승리에 실패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준결승 중국과의 경기에서 7-2 승리를 거뒀다. 대표팀의 이번 대회 들어 가장 힘든 경기였다.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1회말 첫 공격에서 2사 후 김현수의 볼넷과 박병호가 상대 실책으로 출루하며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강정호의 좌전안타가 터진 것까지도 좋았다. 그러나 강정호의 안타 때 2루에 있던 김현수가 홈을 파고들다 아웃됐다. 한국이 이번 대회 처음으로 1회 공격을 무득점으로 끝내는 순간이었다.
2회말 공격도 꼬였다. 나성범, 황재균의 안타와 강민호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오재원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문제는 민병헌이 때린 타구가 우익수 키를 넘긴 것에서 시작됐다. 3루 주자 나성범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지만 타구 판단이 늦었던 2루 주자 황재균이 홈과 3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리며 아웃됐다. 결국 대표팀은 추가 적시타가 나오지 않으며 한 점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3회초에는 이번 대회 첫 실점이 나왔다. 1,2회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던 선발투수 이재학이 안타 2개(2루타 1개)를 맞고 1-1 동점을 내줬다. 대표팀의 이번 대회 23이닝만의 첫 실점이었다. 3회말 강정호가 솔로포를 터뜨리며 다시 리드를 잡았지만, 중국은 4회초에도 안타 2개(2루타 1개)로 2-2 균형을 맞췄다.
대표팀은 5회말 박병호, 나성범 등 거포들이 중국의 허를 찌르는 도루를 성공시키며 2점을 올렸다. 이어 6회말에는 박병호의 스리런포가 터지며 7-2로 앞선 끝에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그러나 분명 경기 중반까지 중국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가장 예상 밖이었던 부분은 중국의 수비력. 1회말, 2회말 홈을 노리던 한국의 주자가 아웃된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중국 외야수들의 강한 어깨가 원인이었다. 5회말 2사 만루에서도 민병헌의 내야안타성 타구를 유격수가 백핸드로 잡아 역동작에서도 강한 송구를 뿌리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이날 중국은 실책 2개를 범했다. 하나는 1회말 박병호의 느린 땅볼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출루를 허용한 것, 또 하나는 5회말 나성범의 도루를 저지하다 포수가 2루에 악송구를 범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실책. 그 밖에 중국은 크게 흠잡을 데 없는 수비력을 보이며 한국을 압박했다.
물론 세밀한 부분에서는 차이가 났다. 5회말 박병호, 나성범, 황재균에게 도루 3개를 한꺼번에 허용한 것이 대표적. 또한 기본적인 전력도 한국과 비할 바가 안됐다. 하지만 확실히 무시할 정도의 팀은 아니었다. 이날 대표팀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콜드게임 승리가 아닌, 9회 정규이닝을 모두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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