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믿지 않았던 양희종이…"
남자 농구대표팀 유재학 감독이 선수들의 정신력에 박수를 쳤다. 물론 요령있는 경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국대표팀은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8강 H조 본선리그 2차전에서 필리핀에 97-95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3쿼터 한때 16점 이상 뒤질 정도로 어려운 경기였지만 문태종이 3점슛 6개 포함 38득점을 퍼부었고 양희종이 4쿼터 막판 결정적인 득점에 가담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필리핀전은 4강 진출에 중요한 경기였다. 한국은 4강에서 G조의 이란 또는 중국을 만나게 된다. 껄끄러운 이란보다 세대교체 중인 중국과 만나려면 조 1위에 오를 필요가 있다. 2승 이상을 거둬야 1위로 4강이 가능하다. 필리핀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을 4강에서 만나 86-79로 꺾은 바 있어 어려운 경기였다.
유재학 감독은 "필리핀이 농구를 정말 잘한다"라며 혀를 내두른 뒤 "오늘처럼 슛이 들어가며 이기기 어렵다. 힘이 정말 좋더라. 준비했던 지역 방어가 잘 되지 않았다. 거리에 상관없이 슛이 들어가서 방법이 없었다"라며 상대 칭찬에 열을 올렸다.
물론 한국도 정신력을 앞세워 웃었다. 유 감독은 "앞선의 신장이 작은 선수들이 투혼이 있었고 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경기를 뒤집은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유 감독은 3-2, 2-3 등 다양한 방법의 수비로 필리핀의 공격을 막으려 해봤지만 잘 먹히지 않았다. 이날 필리핀은 30개의 3점슛을 시도해 16개를 림에 꽂았다. 한국 못지않은 득점력이었다.
그러나 한국도 흔들리지 않고 외곽포를 쏟아냈다. 한국도 14개의 3점슛을 터뜨렸다. 유 감독은 "문태종이 슛 감각이 좋아서 분위기를 살릴 수 있었다. 조성민도 마찬가지다. 특히 믿지 않았던 양희종의 슛이 들어가서 분위기가 더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양희종에 대해서는 농담을 덧붙여 "득점력이 떨어지지만 분위기 업그레이드 능력은 탁월하다. 오늘 슛이 들어가는 등 좋은 활약을 했다"라고 좋아했다. 이어 "아직 선수들이 어린데 요령있는 투지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제 남은 것은 카타르와의 3차전이다. 카타르는 26일 필리핀을 꺾는 등 복병으로 등장했다. 유 감독은 "시간이 없다. 지금 활용하는 수비 중 잘 되는 것을 골라 나서겠다"라고 얘기했다.
한편, 패한 필리핀의 빈센트 레예스 감독은 "문태종을 막기 위해 다른 선수들 내보냈지만 패했다. 모든 방향에서 슛 감독이 좋았다"라며 문태종을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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