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골든보이' 김청용 "오랫동안 사격 할래요"

[이성필기자] 큰 대회에서 성과를 낸 고교생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전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당황하면서도 좋아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김청용(17, 흥덕고)이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10m 공기권총 단체전과 개인전 모두 금메달을 획득하며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사격 사상 최연소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기록도 만들었다.

웃으며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김청용은 큰 대회에서의 메달 획득에 따른 관심에 다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으며 "정말 좋아요"라고 입을 열었다.

사격 입문 3년 만에 국가대표가 된 김청용은 "앞으로 오랫동안 사격을 할 것 같다. 옆에 있는 선배님(진종오)와 오래 생활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겠다"라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아직까지 특별한 슬럼프가 없는 김청용은 "자신있다. 선배들에게 배우면서 도전하겠다"라며 여유를 보였다.

우승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그는 "마지막까지 우승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끝까지 해보니 적응이 됐다. 개인적으로 차분하게 풀어가는 경기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하던데로 (결과가) 나왔다"라며 무덤더만 반응을 보였다.

진종오의 존재는 큰 힘이다. 왼손잡이인 김청용은 진종오의 자세나 격발을 눈에 넣는다. 그는 진종오가 경기 전 이런저런 조언을 했다며 "경기 전에 첫 시리즈를 잘 풀어가면 너의 실력이 나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결선 전에도 좋은 이야기를 계속 많이 해줬다. 사격은 몸이 아니라 생각으로 하는 것이라 많은 도움이 됐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아쉽게 개인전 동메달에 머무른 진종오는 "개인적으로 주변에서 금메달을 따라고 많이 응원을 해줬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할 말이 없다"라고 아쉬워한 뒤 "사격은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은 세삼스럽게 느꼈다. 새로운 영웅 탄생을 축하해주기를 바란다"라며 김청용의 금메달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국내에서 치르는 아시안게임에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그는 "한국에서 하니 긴장이 된다. 팀 단체전 금메달에 대한 목표 의식이 뚜렸해서 평소보다 힘든 경기 운영을 했다"며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얻은 것에는 만족하지만 부담을 극복하기는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은메달을 획득한 팡웨이(중국)는 "김청용이 17살 밖에 되지 않았는데 굉장히 잘했다"고 축하했다. 이어 진종오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경기나 훈련 외에도 같이 식사를 하는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개인적으로 진종오를 존경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개인전 노메달은 별 일이 아님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