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사격계는 조심스럽게 고교생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교생은 특정짓지 않았지만 모두가 김청용(17, 흥덕고)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김청용은 사격 고교 최강자로 불렸다. 올 7월 제43회 문화체육부장관기 전국학생사격대회에서 남자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 2관왕에 오르는 등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 받았다.
성장 속도도 빨랐다. 청주 서현중 2학년 때 학교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사격을 해본 뒤 전학을 하며 본격적인 사격 선수로 입문했다. 사격계에서는 특이하게도 왼손잡이였지만 순식간에 점수가 올랐다.
물론 쉽지 않은 사격 선수 생활이었다. 고인이 된 아버지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태권도 선수 출신인 아버지는 누구보다도 운동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강하게 반대했다. 그렇지만, 김청용의 고집에 "끝까지 하라"라며 책임감을 부여했다.
이후 김청용은 무섭게 성적을 냈다. 학생 대회를 싹쓸이했고 지난해 3월 쿠웨이트에서 열린 아시아사격선수권대회 남자 유스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달 중국 난징 유스올림픽 10m 공기권총 은메달을 획득하며 상승세를 탔다. 그 흔한 슬럼프 한 번 겪어보지 않은 무서운 아이였다,
결국, 김청용은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201.2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2발씩 쏘며 탈락자를 가리는 2차 경쟁단계 서바이벌 세션에서 1위를 끝까지 지켰다. 11번째 발에서 10.9점을 쏜 것이 결정적이었다.
앞서 단체전 금메달까지 2관왕에 오른 김청용은 한국 선수단 전체에 2관왕이라는 영광도 안겼다. 한국 사격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최연소 금메달이라는 성과도 냈다.
곁에서 같이 훈련했던 우상 진종오(35, KT)의 존재도 큰 힘이었다. 사대에서 진종오를 보면서 훈련을 하다보니 모든 습관을 눈에 넣을 수 있었다. 자세나 격발 등 진종오 따라잡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당연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청용은 시종일관 긴장하지 않고 하던데로 하면서 긴장하지 않는데 중점을 뒀고 2관왕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단체전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던 김청용은 오히려 선배들의 실수를 만회하는 일관성을 보여주며 흔들림없는 실력을 보여줬다.
한국 사격은 신예의 등장으로 두꺼운 선수층 구축이라는 소득도 얻었다. 김청용은 런던올림픽 남자 50m 권총 은메달리스트 최영래(32, 청원군청)를 대표 선발전에서 꺾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이날 함께 나선 최선참 진종오부터 이대명(26, KB국민은행), 김청용까지 그야말로 균형잡인 선수단임을 학인하며 2016 리우 올림픽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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