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센터백 김온아(26, 인천시청)는 2007년 세계핸드볼연맹(IHF)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표로 첫 선을 보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국가대표 막내였던 그는 동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두 대회 모두 어린 나이였지만 월등한 실력으로 선배들의 '우생순' 영광을 충분히 계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소속팀 인천시청의 국내 대회와 대표팀의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자주 이끌었던 김온아지만 정작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인연은 없다. 특히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최강'이라는 여자 핸드볼의 명성답지 않게 2010 광저우대회에서 3위에 그쳤다.
당시 김온아의 대표팀 내 위치는 막내를 벗어나 주축으로 막 자리잡던 시기였다. 세계적인 실력을 갖춘 한국이었지만 한국형 핸드볼을 이식한 일본의 선전에 밀려 4강에서 패하며 씁쓸한 동메달을 획득했다.
4년이 지난 사이 김온아의 기량은 더욱 원숙해졌다. 2012 런던 올림픽 4위를 경험하면서 정신적으로도 성숙했다.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독사' 임영철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체력과 정신력 모두가 업그레이드 됐다.
김온아는 "전에는 내가 막내였지마 이제는 후배들이 더 많아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어린 선수들과 같이 뛰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라며 솔선수범으로 대표팀의 중선참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비단 김온아만 그런 것은 아니다. 최선참 우선희(삼척시청)부터 류은희(인천시청) 등 모든 선수가 철인으로 변신했다. 임영철 감독의 혹독한 훈련 프로그램인 퀵퀵테스트는 지쳐 쓰러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 훈련을 이겨내며 악으로 무장한 데는 아시아 최강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광저우 대회는 물론 그 해 아시안선수권대회 우승까지 놓쳐버린 여자핸드볼이다. 2012년에 아시아선수권 정상을 회복했지만 아시안게임을 통해 완벽한 부활을 이루겠다는 강한 각오로 뭉쳐있다.
일본이 한국의 투지에 유럽의 기술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압박을 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한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것이 대표팀의 의지다. 임영철 감독을 전임 지도자로 내세우며 제대로 선수들을 만들며 인천에서의 결전에 대비해왔다.
남자는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때문에 핸드볼계는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의 동반 금메달을 목표로 내세우며 여자 대표팀의 투지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경기가 시작되기만을 바라는 여자대표팀이다. 중국, 태국, 인도와의 조별리그로 워밍업을 한 뒤 결선 토너먼트에서 전승을 해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여자보다 조금 여유가 있는 남자는 일본, 인도, 대만을 상대로 예선에서 몸을 풀며 금메달로 향하는 여정을 밟는다.
중동의 성장세가 무섭다. 남자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중동 출신 심판들의 편파판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당당히 실력으로만 승부했던 광저우에서는 금메달로 자존심 회복에 성공하며 아시아 최강국의 위치를 찾았다.
남자의 경우 이번 대회는 도전자들의 압박을 견다는 것이 숙제다. 카타르는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서 이미 한국의 발목을 잡는 팀으로 성장했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귀화 선수를 적극 활용하며 힘과 높이를 키웠다.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4강에 오르지 못한 것이 꺼림칙하다. 카타르 외에도 바레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가 체격과 기술 향상을 이뤄내며 한국의 허를 찔렀다. 중국, 일본도 서서히 수준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조심해야 한다.
세대교체 과정의 남자대표팀이 잘 견딜 수 있을지도 중요한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확실한 득점원 중 한 명이었던 윤경신(현 두산 감독)의 은퇴로 전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다. 코치 겸 선수로 활동했던 백원철도 은퇴했다.
그래도 박중규(웰컴론 코로사)가 버티고 있고 코리아리그 신인왕 이현식(웰컴론 코로사)이 국제대회에서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일 준비를 마쳤다. 특히 이현식은 세계적인 선수로의 성장 가능성이 풍부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어린 선수답지 않게 훈련 집중도가 상당하다. 선배들도 보고 배울 정도로 자기 기량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라고 이현식을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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