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인필드 플라이'가 남긴 후유증

[정명의기자] "퇴장당한 죄인한테 무슨 이야기를 들으려고."

김응용 한화 이글스 감독의 마음엔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었다. 지난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퇴장당한 것에 대한 불만이다. 당시 김 감독은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되지 않은 것에 항의하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9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목동구장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김 감독은 첫 마디에 스스로를 "퇴장당한 죄인"이라고 표현했다. 퇴장 자체보다는 퇴장을 이끈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7일 경기에서 한화는 6회말 공격 1사 1,2루에서 김태완의 평범한 플라이로 두 명이 한꺼번에 아웃되며 공격을 종료했다. LG 유격수 오지환이 고의로 공을 떨어뜨려 주자 2명을 아웃시킨 것.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돼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심판진은 정상적인 플레이로 간주,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다.

한화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 경기는 9회말 최진행의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5-3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후유증이 컸다. 오지환의 고의낙구로 런다운에 걸린 송광민이 2루에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쪽 팔꿈치 근육에 부상을 입은 것. 곧바로 대수비와 교체됐던 송광민은 9일 넥센전에도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퇴장당한 지 이틀이 지났음에도 김 감독은 아직 앙금이 남아 있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퇴장에도 팀은 이겼다는 말에는 "오늘도 핑계만 있으면 (항의하러) 나갈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김 감독이 아쉬워하는 것은 한창 타격감이 올라온 송광민의 부상이다. 김 감독은 "송광민이가 그것(인필드 플라이 선언) 때문에 못 나오잖아"라며 "그런 플레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인필드 플라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라고 답답한 듯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야구를 시작하는 선수들에게는 처음부터 인필드 플라이를 가르친다. 그만큼 중요한 규칙"이라며 "그게 없으면 다 그런 플레이(고의낙구)를 하니까 심판들이 철저하게 봐줘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화는 외국인 선수 피에가 펜스에 부딪히는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송광민까지 부상을 당했다. 아직까지 두 선수 모두 대타로도 출전하기 어려운 몸 상태. 경기는 승리했지만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되지 않은 후유증은 한화에 생각보다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