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 부산 아이파크는 올 시즌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늘 중위권에서 버티는 기본 실력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강등권에서 허덕이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23라운드까지 부산은 경남FC(19점)과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한 골 뒤져 꼴찌를 기록했다. 시즌 최종 성적이라면 자동 강등이다. 기업구단 중 가장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존심이 상할 법하다.
그나마 8위 인천 유나이티드(24점)까지는 승점 5점차 이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얼마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최근 부산의 경기력으로만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비슷한 전력이나 순위대에 있는 팀과의 경기에서 이겨야 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3라운드에 0-3으로 완패하는 등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윤성효 감독은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해결책을 딱히 찾기도 어렵다. 중앙 공격수 양동현을 울산 현대로 보낸 상태인데다 장신의 김신영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박용지가 나름 해주려 애를 쓰고 있지만 높이가 낮아지니 공격 루트가 뻔하다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4라운드 수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만난 윤성효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을 지적했다. 윤 감독은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이가 보이지 않는다. 강팀하고 하면 더 강해지는데 약팀이나 비슷한 팀에게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단의 연령이 어려진 것도 부산의 고민이다. 올 시즌 미드필더 박종우가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부리로 이적한 뒤 중원의 조율사가 없어 팀의 전체적인 틀이 흔들린 것도 답답한 일이다. 김찬영, 홍동현 등 새로 발굴한 자원들이 꾸준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오른쪽 풀백 박준강의 부상 이탈도 안타깝다.
윤 감독은 "선수들 중 20~30경기 이상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지 않다"라며 경험자 부재가 하위권 추락의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임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래도 조급해하지 않고 느긋한 윤 감독이다. 그는 "(수원전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어차피 비슷한 순위에 있는 팀과도 큰 차이가 없다. 선수들의 문제도 있겠지만 내 책임이 훨씬 더 크다. 일단 선수들이 압박감에서 벗어만 나면 될 것 같다"라며 심리적인 문제만 잘 견디면 경기력으로는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 감독의 진단과 처방이 얼추 들어 맞았는지 부산은 이날 수원과 팽팽하게 맞섰다. 전반 실점을 하고도 후반 한 골을 뽑아내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이범영의 A대표팀 차출로 골문을 지키게 된 청소년대표팀 출신 이창근이 선방하는 등 집중력을 보여줬다. 아직까지는 버틸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스스로 확인한 부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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