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코리안 특급' 류현진(LA 다저스)에게 부상 공백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18일만에 마운드에 돌아온 류현진이 눈부신 피칭으로 팀 연패를 끊으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1실점 역투로 다저스의 7-1 승리를 이끌어냈다. 지난달 14일 애틀랜타전에서 피칭 도중 엉덩이 근육통을 일으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류현진은 18일 만의 복귀전에서 가뿐하게 시즌 14승을 수확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였던 지난 시즌 승수와 벌써 같아졌다.
류현진은 7회까지 84개만 던지는 경제적인 피칭에 안타 4개만 맞았다.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7개를 솎아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28에서 3.18로 낮췄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에 2연패 후 1승을 따내며 77승 60패가 되면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지켰다.
1회말 첫 이닝 때만 해도 류현진은 안타를 2개나 맞고 실점까지 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부상으로 인한 공백기가 실전 투구 감각에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지 우려를 살 만했다.
1회초 다저스 타선이 선취점을 뽑아줘 1-0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첫 타자 얀헤비스 솔라테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았다. 희생번트로 1사 3루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제드 저코를 삼진으로 잡아내 투아웃을 만들며 한숨 돌리는가 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4번타자 야스마니 그랜달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고 실점, 1-1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점수를 내주고 나자 류현진은 오히려 '괴물 모드'를 발동하기 시작했다. 1회 2사 2루에서 라이머 리리아노를 3루수 땅볼 유도한 것을 시작으로 2회부터 5회까지는 4이닝 연속 삼자범퇴 퍼레이드로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6회말 1사 후 솔라테에게 중전안타를 맞을 때까지 14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6회말에도 안타를 맞은 이후 흔들림 없이 두 타자를 삼진과 외야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말에도 류현진은 1사 후 리리아노에게 빗맞아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내줬지만 곧바로 카메룬 메이빈을 투수 땅볼 유도해 직접 병살로 연결시키는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빠른공과 커브 등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가며 샌디에이고 타선을 잠재워간 류현진은 제구도 날카로워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삼진은 7개를 솎아내는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구위를 믿고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가다 보니 투구수 관리도 잘돼 7회까지 던지고도 투구수는 84개밖에 안됐다. 충분히 완투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8회초 다저스가 4점을 몰아내는 와중에 류현진의 타석이 돌아오자 대타로 교체돼 물러났다.
류현진은 타석에는 세 차례 들어서 안타 없이 볼넷 하나를 얻어냈다. 3회초 첫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 찬스를 열었다. 후속 볼넷과 안타가 이어지며 1사 만루가 되면서 류현진은 3루까지 진루했으나 켐프의 우익수 플라이 때 홈으로 뛰지 못햇고, 반 슬라이크마저 우익수 뜬공 아웃돼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후 두 번의 타격 기회에서는 각각 3루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났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꿋꿋이 지키는 동안 다저스 타선은 중반까지 득점 지원이 활발하지 못했다. 1회초 푸이그가 빗맞은 행운의 2루타를 치고나가 만들어진 2사 1, 3루에서 반 슬라이크의 우전 적시타로 푸이그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린 것은 좋았다. 하지만 이 때 3루까지 노리던 1루주자 캠프가 태그아웃돼 흐름이 끊겼다.
3회초 1사 만루 찬스에서 한 점도 내지 못한 다저스는 5회초 다시 리드를 잡는 점수를 얻어냈다. 1사 후 라미레즈의 볼넷과 곤잘레스의 안타로 1,2루가 된 다음 캠프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 2-1을 만들었다. 여기서도 이어진 1사 1,3루 추가득점 기회에서 반 슬라이크가 병살타를 친 것이 아쉬웠다.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다저스는 8회초 샌디에이고 불펜진을 상대로 우리베의 1타점 적시타, 류현진의 대타로 나선 이디어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대거 4점을 내 승부를 갈랐다. 이어 9회초에도 우리베가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더 내줘 류현진의 승리투수를 확실하게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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