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오랜만에 뜬 한화의 '태양'에 LG가 '고춧가루'를 뒤집어썼다.
이태양이 호투를 펼치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이태양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1이닝 2실점 호투로 한화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3연승을 질주했고, LG는 2연패를 당했다.
오랜만에 국가대표에 걸맞은 투구를 펼친 이태양이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이 발표될 즈음부터 부진에 빠진 이태양은 이날 4경기만의 승리, 6경기만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6월까지 3승3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 중이던 이태양은 7월부터는 1승4패 평균자책점 10.33으로 깊은 부진에 빠져 있었다. 지난 7월15일 SK전에서 5.1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이후 승리가 없었고, 7월3일 LG전 6.2이닝 3실점 이후 퀄리티스타트도 실종됐다.
그러나 이날 이태양은 6월까지 팀의 에이스로 군림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1회말 2사 후 박용택, 이병규, 이진영에게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한 점을 내줬을 뿐 2회부터 6회까지 5이닝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7회말 1사 후 스나이더에게 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안영명에게 넘겼고, 안영명이 손주인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이태양의 실점은 2점으로 늘어났다.
가장 좋은 구위를 보여줄 때와 다르지 않았다. 빠른 템포의 투구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도 좋았다. 최고 시속 147㎞에 이르는 빠른공에 낙차 큰 포크볼로 LG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그동안 무뎌져 있던 포크볼의 구위가 좋아진 것이 고무적이다. 삼진 6개를 잡아낸 것도 빠른공과 포크볼의 위력이 더해져 만들어 낸 결과다.
이태양이 뿌린 매서운 고춧가루에 갈길 바쁜 LG는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위 롯데를 1경기 차로 추격 중이던 LG는 롯데와의 승차가 1.5경기로 늘어났다. 특히 최하위 한화와의 이번 2연전을 모두 내줬다는 점이 뼈아프다. 태양빛에 바싹 말린 고춧가루가 매워 보인다.
경기 후 이태양은 "최근 부진했는데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공격적으로 피칭을 했다. 포크볼 등 유인구 제구가 잘 돼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었다"며 "실점 위기에서는 내 투구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남은 시즌 매 경기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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