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소문만 요란했다. 29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LA 다저스는 결국 또 다른 선발 투수 영입 없이 잔여 시즌을 치르게 됐다. 1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지난 결과 굵직한 투수 여럿이 대형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우선 보스턴의 에이스 존 레스터는 외야수 자니 곰스와 함께 쿠바 출신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및 드래프트 지명권의 대가로 보스턴에서 오클랜드로 이적했다. 탬파베이의 1선발 데이빗 프라이스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옮겼다. 대신 탬파베이는 드루 스마일리, 윌리 애덤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내야수 닉 프랭클린을 확보했다. 시애틀은 디트로이트 중견수 오스틴 잭슨을 받았다. 3각 트레이드였다.
필라델피아의 좌완 콜 해멀스는 이적이 무산돼 팀에 잔류했다.
이 가운데 다저스가 주목한 투수는 레스터와 프라이스였다. 이들 모두 다저스 로테이션에 합류하면 당장 2∼3 선발을 맡을 수 있는 대형 투수들로 이적설이 무성했다. 특히 프라이스의 경우 다저스가 큰 관심을 보이면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사이영상 원투펀치'를 형성할 것이란 희망섞인 전망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 다저스는 이들 중 누구도 영입하지 않으며 이적 시장에서 발을 뺐다. 결국 기존 선발진, 특히 3선발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류현진에 대한 강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류현진은 시즌 초반 4일 휴식 뒤 등판을 반복하며 로테이션의 빈 자리를 빈틈없이 메우는 등 시즌 12승을 거두며 다승왕 레이스에 명함을 내밀었다. 단독 선두인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13승)를 바짝 뒤쪽고 있다. 팀 동료 커쇼, 잭 그레인키 등 5명과 함께 공동 2위다. 지난해 기록한 14승에 2승차로 다가선 가운데 에이스의 기준으로 평가받는 15승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다저스가 레스터나 프라이스를 영입했다면 류현진은 팀내에서 입지가 다소 흔들릴 번했다. 다저스는 이 경우 커쇼-그레인키-레스터(프라이스)로 1~3선발을 꾸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4선발의 역할이 크게 줄어드는 포스트시즌에서 류현진에게 '불똥'이 튈 수 있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외부 수혈 대신 기존 전력으로 지난해에 이어 월드시리즈 우승을 넘보기로 했다. 여기에는 합작 36승으로 내셔널리그 최고의 '원투쓰리 펀치'로 꼽히는 탄탄한 선발진에 대한 믿음이 큰 작용을 했다. 결국 로테이션의 3선발로 꾸준히 안정적인 피칭을 펼치는 류현진의 활약이 다저스가 강력한 트레이드 욕구를 꺾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류현진은 오는 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전에서 시즌 13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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