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웠던 '트라이앵글', 김재중-임시완만 굿굿굿!

[이미영기자] '트라이앵글'은 막판 명예회복에는 가까스로 성공했지만 작품성과 화제성을 두루 살펴봤을 때 실패작에 가깝다. 유일한 수확은 김재중과 임시완이다.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은 뚜껑이 열리기 전부터 큰 기대를 받던 작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올인'의 최완규-유철용 콤비가 뭉친 거대한 스케일의 드라마였다. 김재중과 이범수, 임시완 등 화려한 스타 캐스팅은 방송 전부터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주중 드라마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던 '기황후'의 후속작이라는 유리한 고지도 점했다.

스타 작가진과 배우들, 편성운까지, 주요 흥행 요소를 모두 갖고 있음에도 '트라이앵글'은 시청자들을 작품에 몰입시키는 데 실패했다.

시청률도, '트라이앵글'에 날아드는 평가도 잔혹했다.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거머쥐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뻔하고 진부한 스토리와 답답한 전개는 시청자층을 붙잡지 못하고 시청률 하락세를 맞았다. 5%대까지 폭락했고, 경쟁 드라마들이 훨훨 나는 사이 월화극 꼴찌로 밀려났다. 막판 월화극 1위 역전에는 성공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표는 아니다.

드라마 전개는 식상하고 뻔했다. 갈등으로 얽히는 삼형제의 비극은 너무나 전형적이고 올드했다. 카지노를 둘러싼 이야기는 빈약했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 했다. 스토리가 힘을 가지지 못하니 전체 줄거리가 빈약해졌고, 김재중 등 배우들의 열연마저도 안이하게 만들어진 캐릭터 속에서 길을 잃는 듯 했다.

그러나 배우들의 열연은 벼랑 끝에 선 드라마를 살리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믿고 보는' 이범수가 연륜 있는 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기대에 부합했다면, 김재중은 기대 이상의 매력을 폭발시키며 드라마의 '히로인'으로 등극했고 임시완은 '강력한 포스를 드러내며 연기 변신을 기대케 했다. '꽃미남 아이돌'에서 연기폭을 넓히며 가능성을 입증한 것.

이범수와 함께 이야기를 끄는 주축이기에 김재중과 임시완의 연기가 중요했다.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빠른 성장세와 가능성을 보여왔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극 전개의 중심을 잡는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다. 이범수와 김재중, 임시완 세 인물이 팽팽한 구도와 긴장감을 형성해야 하는 만큼 균형이 중요한 동시에 자신만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었다.

김재중은 '완벽했다'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만큼 캐릭터에 녹아들었고, 연기를 폭발 시켰다. 뚜렷한 목표하나 없이 위태로움 속에 살아오던 카지노 꽁지 허영달에서 분노를 되갚기 위해 복수의 칼을 갈던 허영달, 그리고 결국은 동생(임시완 분)을 안아줄 수 밖에 없었던 형 장동철까지 복잡한 인물을 탁월하게 표현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김재중의 감정 연기도 일품이었다. 극에서 친모의 소식을 듣고 찾아가 안타까운 모습의 엄마를 보고 조용히 흘리던 눈물과 친형 이범수(장동수 역)와 상봉하고 오열하던 다양한 눈물연기로 시청자들이 더욱 극에 몰입하게 했다. 또한,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허영달'에서 '장동철'로 변하는 과정을 입체적인 연기로 표현하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임시완은 로얄패밀리계의 정석 훈남 후계자 윤양하 역을 맡았다. 남 부러울 것 없는 재력을 갖췄지만, 내면의 슬픔이 있는 인물이다.

샤방한 꽃미남도, 착실한 대학생도 아니었다. 싸늘하고 냉소적인 인물로 연기 변신하며 시청자들에게 임팩트를 선사했다. 백진희를 바라보는 가슴 아픈 눈빛으로 삼각 멜로에 절절함도 더했다.

특히 극 후반 삼형제의 비극과 갈등을 해결할 키를 쥔 핵심인물로 부상하면서 임시완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임시완은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비운아 윤양하를 섬세하게 그려냈고, 오열 연기로 시청자들을 울렸다. 또 한차례 진화된 연기를 보여주며 아이돌을 넘어선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이다.

아쉬움 가득했던 '트라이앵글'은 결과적으로 김재중과 임시완만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