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좌완투수 신재웅(32)이 벌써 시즌 6승째를 따냈다. 팀 내 최다승이자,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이다.
신재웅은 24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 3연전 마지막 경기, 2-2로 팽팽히 맞서던 6회말 선발 류제국에 이어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앞선 2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 중이어서 위닝시리즈의 향방이 걸린 중요한 경기. 신재웅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LG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3이닝 동안 피안타는 하나도 없었고 볼넷 1개만을 내준 완벽한 피칭이었다. 6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아낸 뒤 7회말 내야 실책과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후속 세 타자를 침착하게 잡아내 실점을 피했다. 그러자 LG 타선은 8회초 4점을 뽑아내 6-2의 리드를 잡았고, 신재웅은 8회말까지 마운드에 올라 다시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승리투수는 신재웅으로 기록됐다. 지난해까지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장점을 활용, 구원투수로서 3이닝을 홀로 버텨낸 결과였다. 올 시즌 구원승으로만 6승을 따낸 신재웅은 데뷔 이후 한 시즌 최다 승수를 기록했다. 신재웅은 2012년 개인 최다였던 5승을, 2013년에는 4승을 기록한 바 있다.
어느새 팀 내 다승 1위로 올라선 신재웅이다. 선발투수로 6승을 기록 중인 리오단과 공동 1위. 구원승에는 행운도 따라야 한다. 동점 또는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해 팀이 역전에 성공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운도 실력'이라는 말처럼 신재웅은 꾸준히 안정감 넘치는 피칭으로 팀 타선의 도움을 받아 승리투수가 되는 행운을 종종 거머쥐고 있다.
최근 2년 간 '후반기의 사나이'라고 불렸던 신재웅이다. 후반기에 강했다는 의미가 포함된 말이지만 전반기에 약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올 시즌 역시 시즌 초반에는 좋지 않았다. 컨디션 저하로 5월이 돼서야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처음엔 지난해까지와 마찬가지로 선발이었다. 그러나 팀 사정에 따라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했다.
이후 신재웅의 진가가 드러났다. 구원투수로 소리없이 팀에 힘을 보태고 있던 신재웅의 활약은 6월 중순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7월 초까지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LG 마운드 안정화에 큰 역할을 해낸 것. 지난 3일 한화전에서 0.1이닝 2실점했지만, 이후 다시 무실점 모드로 돌아서 6승 째를 따낸 24일 KIA전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신재웅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18까지 내려갔다. 이는 5경기 이상 등판한 LG 투수들 중 봉중근(3.13)에 이어 가장 낮은 수치. 이닝당 출루허용율(WHIP)과 피안타율도 각각 1.26, 2할4푼1리로 수준급이다. 이제 양상문 감독은 경기 중반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어김없이 신재웅을 호출한다. 더 이상 '불펜 필승 요원'이라는 수식어는 신재웅에게 어색하지 않다.
신재웅은 정확한 제구력과 묵직한 공끝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요리한다. 여기에 올 시즌에는 구속도 시속 140㎞ 초반대에서 140㎞ 중후반대로 끌어올렸다. 긴 이닝을 소화하는 능력도 있어 벤치의 마운드 운용에는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신재웅은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이 전환된 뒤 아무런 불만 없이 묵묵히 자기 역할을 받아들였다. 오히려 "감독님이 불펜투수로 키워주신다니까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며 더욱 의욕을 보였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LG 마운드의 보물같은 존재가 된 신재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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