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후반기 반격을 노리는 SK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한화전을 앞둔 15일 문학구장. 경기 전 스캇이 그라운드에서 이만수 감독에게 거센 항의를 하는 장면이 노출됐다. 외국인 선수가 감독을 향해 얼굴을 붉히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SK 구단 관계자는 "스캇이 경기 기용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캇은 취재진과 만나 "내 몸 상태는 내가 가장 잘 안다. 그런데 구단에서는 지나치게 일방적인 지시를 한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가 선수들이 훈련 중인 그라운드에서 감독에게 언성을 높였다. 덕아웃에 있는 취재진에게도 들릴 정도의 목소리였다. 갈등 봉합은 어려워졌다. 구단은 스캇의 퇴출을 검토 중이다.
경기 전 이 감독은 후반기 승부수를 언급하면서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꼽은 키플레이어는 울프였다. 이 감독은 "울프가 마무리를 맡게 됐다. 울프가 혼신의 힘으로 던져줄지 사실 기대 반 걱정 반이다"라면서 "울프가 잘 버텨준다면 한번 해볼 만하다. 그런데 울프가 무너지면 진짜 큰일 난다"고 말했다.
전반기 1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5.54를 기록한 울프는 후반기부터 마무리투수로 기용된다. 여기에도 잡음이 있었다. 울프가 이 감독의 마무리 전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과정이 공개됐다. 이후 울프가 생각을 바꿔 이 감독의 제안을 수락해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 스캇을 지켜보던 울프까지 불만을 드러냈다. 울프는 "구단에서 나에게 불펜으로 가라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말했다"면서 스캇을 거들었다. 구단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외국인 선수 두 명이 공개적으로 구단을 비난했다. 팀 분위기는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밴와트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SK는 16일 한화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한다.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후반기를 맞는다. 이 감독은 "전반기에 잘못된 것들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코치들에게 숙제를 줬다"면서 "더는 물러날 수 없다"고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인터뷰 후 불과 몇 분 만에 '스캇 사태'가 터졌다. 이 감독의 의도와는 상반되는 그림이다.
스캇의 돌출 행동으로 SK의 문제점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흐트러진 분위기를 추슬러 후반기를 준비해야 한다. 이만수 감독의 선수단 장악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