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이 올 시즌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안방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투수가 되며 10승(5패)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인 2013년에 이어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달성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이날 6회까지 단 2안타만 맞고 삼진을 10개나 뺏어내며 샌디에이고 타선을 압도, 다저스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그런데 상대 선발 타이슨 로스도 상당한 호투를 선보였다. 로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7승 9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승보다 패수가 많았지만 평균자책점은 2.81로 류현진(3.44)보다 더 좋았다. 그만큼 공략하기가 쉽지 않은 투수였다.
나란히 호투하며 팽팽히 맞서던 류현진과 로스의 명암은 6회 공방에서 엇갈렸다. 먼저 위기를 맞은 쪽은 류현진이다. 6회초 선두타자 알렉시 아마리스타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날 경기 처음으로 선두타자를 출루시킨 것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 안타였다.
그러나 다음 타자로 나온 투수 로스가 류현진을 도와줬다. 로스는 4구째 보내기 번트를 댔다. 류현진과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A. J. 엘리스는 타구를 재빨리 잡은 다음 침착하게 2루로 송구해 선행주자 아마리스타를 잡았다.
주자의 득점권 진루를 막아 한결 어깨가 가벼워진 류현진은 이어 타석에 나온 크리스 데노피아와 체이스 해들리를 각각 삼진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까지 72구를 기록한 류현진은 6회에 다소 많은 20개의 공을 던졌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이 때문에 7회 류현진 대신 브랜든 리그를 마운드에 올렸다.
5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로스도 6회말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류현진을 우익수 뜬공으로 가볍게 처리했지만 디 고든에게 안타를 맞은 뒤 도루까지 허용했다. 실점 위기에 몰린 로스는 후속타자 칼 크로포드에게 볼넷을 내줬다. 류현진의 10승과 다저스의 승리를 이끈 귀중한 점수는 야시엘 푸이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푸이그는 앞선 두 차례 타석에서 로스에게 모두 삼진을 당하면서 빈손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6회말 찬스에서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서 적시타를 쳐 고든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다저스가 이 때 뽑은 점수는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덕아웃에서 남은 이닝을 지켜보고 있던 류현진은 마지막 9회 수비 때 가슴을 졸여야 했다. 마무리 투수 켄리 젠슨은 카를로스 쿠엔틴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야스마니 그랜달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맞았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타구를 처리하던 푸이그가 공을 더듬었고 그 틈을 타 쿠엔틴은 3루까지 내달렸다. 1사 1, 3루로 외야 플라이 하나만 나와도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었고 또 다시 류현진의 10승이 날아갈 수 있었다. 여기서 젠슨은 후속 두 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잡고 류현진과 팀의 승리를 지켜내면서 자신의 시즌 27세이브째를 올렸다.
만약 9회 동점을 내줬다면 푸이그는 이날 류현진을 웃기고 울릴 뻔했다.
한편 로스도 이날 7이닝 동안 114구를 던지며 6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 호투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에게는 팽팽한 투수전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짜릿하고 값진 1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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