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삼바축구' 브라질이 마지막까지 명예회복에 실패하며 씁쓸하게 대회를 마감했다. 역대 최악의 공격진이라는 비아냥과 함께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슬픈 기억만 남기게 됐다.
브라질은 13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리아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2014 브라질월드컵 3-4위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부상 중인 네이마르(FC바르셀로나)를 벤치에 앉히며 의욕을 보였지만 조직력이 무너지며 독일과의 4강전 1-7 패배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했다.
월드컵 시작 전까지만 해도 브라질은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불안 요소도 있었다. 확실한 공격수가 없어 골 결정력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다.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네이마르는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고민이 짙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회가 시작된 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조별리그에서 2승1무를 거두며 16강에 오를 당시에는 네이마르라는 튼튼한 총알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 다비드 루이스(첼시), 티아구 실바(파리 생제르맹) 등 '골 넣는 수비수'들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이들이 부상으로 빠지고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브라질의 민낯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4골을 기록했던 네이마르가 콜롬비아와 8강전에서 부상을 당해 빠지자 그 없는 공격진은 따로 놀았다. 수비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브라질 최일선 공격진에서 7경기 동안 넣은 골은 1골뿐이었다. 그나마 네이마르가 있을 때는 그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갔고, 수비진도 16강과 8강전에서 골을 넣으며 나름 역할을 했지만 공격진은 극심한 빈공에 시달렸다. 조, 헐크, 프레드, 윌리안 등은 침묵에 가까운 미미한 활약에 그쳤다.
헐크는 투박한 축구로 일관하다 골 기회를 모두 허공으로 날려 보냈다. 프레드는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득점왕에 오르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막상 월드컵에서는 '그림자'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을 정도로 활약상이 보이지 않았다. 조와 윌리안은 조커였지만 조커답지 못했다.
결국, 브라질은 악몽 중의 악몽을 꾸며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브라질 국민들은 또 다시 울었다. 브라질 축구는 특유의 개인기 의존에서 벗어나 조직력과 패싱을 장착하는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고민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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