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K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거듭난 김승규(울산 현대). 그가 월드컵 출전 후 처음으로 국내 그라운드에 나섰다.
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성남FC와 울산 현대의 경기. 김승규는 울산 수문장으로 선발 출전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K리거 대부분이 휴식 혹은 대기 멤버에 포함됐지만 김승규는 선발로 나섰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K리그 팬들을 위해 김승규를 선발로 내보냈다고 밝혔다.
성남은 최고의 골키퍼로 거듭난 김승규를 무너뜨려야만 승리할 수 있다. 이상윤 성남 감독대행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더구나 감독대행으로서 맞는 첫 경기였기에 이 감독대행은 승리를 갈망하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승규를 뚫어야 했다.
경기 전 만난 이 감독대행은 김승규에 대해 "김승규가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최고의 수문장이다. 하지만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우리 공격수들이 능력을 보여주면 최고의 수문장을 타개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가 시작됐고 성남은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전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며 울산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김승규의 거미손을 넘지 못했다. 결정적 위기에서도 김승규는 본능적으로 성남의 슛을 막아냈다.
전반 33분 아크 왼쪽에서 김태환이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김승규는 몸을 날리며 멋지게 막아냈다. 후반 23분 골대 왼쪽 구석으로 향하는 김동희의 오른발 슈팅도 김승규의 손이 닿았다.
김승규의 선방으로 숱한 위기를 넘긴 울산은 후반 24분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아크 중앙에서 때린 유준수의 오른발 슈팅이 성남 골대 왼쪽 구석을 갈랐다. 김승규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기에 울산에도 기회가 올 수 있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성남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김승규를 쉽사리 넘지 못했다. 김승규는 선방쇼를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높였다. 후반 27분 심우연의 왼발 중거리 슈팅, 28분 황의조의 헤딩 슈팅은 날카로웠다. 하지만 김승규는 동물같은 감각으로 막아냈다.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김승규는 후반 38분 성남 황의조에 1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워낙 강하고 정확한 슛이라 손을 쓸 수 없었다. 한 골을 내줬어도 김승규의 선방쇼는 환한 빛을 잃지 않았다. 꼭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보는 것만 같았다. 유독 최고 기량의 골키퍼들이 많이 등장한 브라질 월드컵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김승규가 그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결국 울산은 1-1 무승부를 거뒀다. 김승규의 '미친 선방쇼'가 없었다면 울산은 무승부도 장담할 수 없었다. 김승규가 있었기에 울산은 값진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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