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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히츠펠트 감독 지략을 '역이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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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히츠펠트 감독, 메시 막기 위해 측면 버렸는데…

[최용재기자] 세계적인 축구 전략가이자 지략가 오트마르 히츠펠트 스위스 대표팀 감독. 그는 리오넬 메시 봉쇄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히츠펠트 감독은 아르헨티나와 16강 일전을 하루 앞두고 "어떤 수비수도 메시를 만난다면 문제가 생긴다.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떻게 메시를 봉쇄할 것이냐 물어 본다면, 우리가 내일 아르헨티나전에서 보여줄 것이다. 스위스가 메시를 어떻게 봉쇄하는지 보게 될 것"이라며 메시 대비책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

2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펼쳐진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전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경기. 히츠펠트 감독의 자신감은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히츠펠트 감독이 지휘하는 스위스는 메시를 철저히 봉쇄했다. 메시가 공을 잡으면 3~4명이 둘러쌌고, 또 메시로 향하는 패스의 길을 차단했다. 이런 압박에 메시는 이따금 현란한 개인기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제대로 된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메시에 이렇게 많은 수비수들을 붙여 놓게 되면 당연히 다른 공간이 비게 된다. 이것을 히츠펠트 감독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간단했다. 과감히 포기했다.

히츠펠트 감독은 메시의 주 공격 루트가 아크 중앙 쪽이라고 판단해 그 곳에 많은 수비수들을 포진시켰다. 그렇게 되면 측면은 비게 된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히츠펠트 감독은 과감히 측면을 버렸다. 아르헨티나의 측면은 위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가운데를 노리고 들어오는 메시만 막으면 된다고 예상한 것이다.

이런 예측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아르헨티나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는 의미 없는 크로스였고, 측면에서 때리는 슈팅 역시 위력이 없었다. 히츠펠트 감독은 오로지 중앙의 메시를 집중적으로 막았고, 메시가 막히자 아르헨티나 공격 전체가 답답해질 수밖에 없었다.

히츠펠트 감독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메시가 침묵한 아르헨티나는 90분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양 팀 다 무득점으로 연장전으로 넘겨야 했다. 그리고 연장전 전반도 끝났다. 히츠펠트 감독은 승부차기로 끌고 가 승부를 낼 의도를 보였다. 끝까지 수비에 집중했다. 승부차기로 가면 스위스가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히츠펠트 감독의 전술도 118분까지만 통했다. 마지막 2분을 버티지 못했다. 히츠펠트 감독의 전술을 무너뜨린 자, 역시나 메시였다. 메시는 히츠펠트 감독의 전술을 '역'으로 이용했다. 메시다운 영리한 플레이로 골을 만들어냈다.

연장 후반 13분, 메시는 중앙선 조금 지난 부근에서 스위스 셰어를 제친 후 단독 드리블로 문전으로 향했다. 메시가 좋아하는 가운데 방향이었다. 스위스 수비 5명은 메시에만 집중했다. 중앙에 자리를 잡아 메시를 둘러싸며 메시의 슈팅을 막을 준비를 했다.

그런데 메시는 슈팅을 때리지 않았다. 수비수들을 자신 쪽으로 몰리게 한 후 오른쪽에서 쇄도하던 디 마리아에 킬패스를 찔러 넣었다. 환상적인 도움이었다. 메시가 측면의 디 마리아를 이용한 것이다. 디 마리아는 메시의 패스를 그대로 왼발 슈팅으로 연결, 118분 동안 열리지 않았던 스위스 골문을 열었다. 메시에서 시작해 측면에서 디 마리아의 골로 결정을 지은 것이다. 히츠펠트 감독이 메시에게 완벽히 당한 장면이다.

이 골이 결승골이었다. 아르헨티나를 8강으로 이끈 골이었다. 메시의 4경기 연속골 행진은 멈췄지만 메시는 또 한 번의 환상적인 플레이로 전세계 축구팬들을 매료시켰다. 메시는 역시 메시였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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