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외국인 타자는 '공갈포'도 필요하다. 높은 타율이 아니더라도, 파울 홈런을 치고 바람 소리 나는 스윙을 해야 위압감이 느껴진다."
모 구단 감독의 말이다. 선구안도 중요하지만,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할 때 터지는 '한 방'이다.
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SK의 시즌 7차전. 3승 3패로 팽팽하게 맞선 양 팀은 승리가 간절했다. 2위 NC는 지난달 26일 잠실 LG전부터 4연패에 빠졌다. 올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이다. 7위 SK는 LG와의 홈 주말경기에서 2승 1패를 거두고 마산에서 NC를 만났다. 6위 KIA와는 3경기 차. 분위기 상승이 절실했다.
경기는 NC의 5-4 승리로 끝났다. 9회말 선두타자 모창민이 우중간 쪽 안타로 출루한 뒤 엄정욱의 폭투와 손시헌의 희생번트, 김태군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결승점을 올렸다.
경기 과정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날 양 팀은 각각 실책 2개씩을 범했다.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져 경기가 매끄럽지 않았다. 그럼에도 NC는 9회말 마지막 찬스를 놓치지 않고 1점 차 신승을 거뒀다. 집중력의 승리였다.
외국인 타자의 활약에서도 희비가 갈렸다. NC 테임즈는 3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한 반면, 스캇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들의 활약은 승패에도 영향을 끼쳤다.
2-1로 앞선 5회초, 나주환과 이명기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 3루에서 2루수 박민우의 실책으로 SK가 추가점을 올렸다. 이어진 1사 2, 3루 찬스. 타석에는 스캇이 들어섰다. 허리 통증 때문에 한 달여 만에 1군에 돌아온 스캇은 동점 혹은 역전까지 가능한 찬스에서 3구 만에 유격수 뜬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희생플라이도 때리지 못했다. 이후 이재원마저 3루수 땅볼로 아웃돼 SK는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하고 1득점에 만족해야 했다.
5회말 NC의 상황은 달랐다. 선두타자 모창민이 유격수 김성현의 실책으로 출루했고, 손시헌의 좌전안타, 김태군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됐다. 박민우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김종호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1점 차로 따라붙었다.
나성범이 삼진을 당해 2사 만루가 됐고, 테임즈는 진해수를 상대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 팀의 4-3 역전을 이끌었다. 5-4 승리의 발판이 된 점수였다. 이날 유일한 안타였지만, 영양가는 만점이었다.
만약 스캇이 득점 찬스에서 적시타를 때렸다며 5회말 NC의 흐름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스캇의 부진했던 복귀전 탓에 SK의 2연패가 더욱 어두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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