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투수 박민호가 이번에는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박민호는 1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전에 선발 등판한다. 두 번째 갖는 선발 등판 기회다. 박민호는 지난달 25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성적은 3이닝 7피안타 3사사구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그 전날 선발 채병용의 호투를 앞세워 7연패에서 벗어났던 SK는 박민호의 패전 이후 다시 2연패에 빠졌다.
박민호는 레이예스가 퇴출 당하면서 1군 기회를 잡았다. 레이예스는 거듭된 부진 끝에 지난달 1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다음 방출됐고, 그 자리에 박민호가 들어왔다. 박민호는 중간 계투로는 나름 괜찮은 활약을 했다. 19일 문학 삼성전에서 3이닝 1실점(비자책), 21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1.2이닝 1실점을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엿보였다.
그러나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는 1회부터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흔들리면서 2실점 하는 등 고전했다. 이만수 감독은 "박민호의 선발 데뷔전이었다. 내가 봐도 긴장을 너무 많이 하더라. 자기 볼을 50%밖에 못 던졌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경험을 앞세워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면서 데뷔전 부진에도 다음 등판을 기대했다.
기회는 다시 주어졌다. SK 선발진의 현실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윤희상의 부상에 이어 레이예스가 중도 퇴출됐고, 채병용마저 편도선염으로 당분간 선발 등판이 어려운 상태다. SK는 김광현과 울프에 이어 28일 LG전부터 고효준과 여건욱을 차례로 투입해 선발진 공백을 어렵게 메워가고 있다. 그리고 박민호도 엿새 만에 또 선발 등판하게 됐다.
이 감독은 박민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의 말을 꺼냈다. 월드컵 중계에서 화제가 된 어록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27일 열린 브라질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1무 2패를 거둔 한국은 H조 최하위로 월드컵을 마감했다. 당시 이 위원은 "월드컵은 경험하러 나오는 자리가 아니다. 실력을 증명하는 무대다"라면서 쓴소리를 했다. 최고의 선수들이 나서는 대회이고 프로 선수들이기에 "좋은 경험을 했다"는 위로가 아닌 냉정한 잣대를 대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이영표 위원이 참 좋은 말을 했다. (그런 생각을) 늘 갖고 있지만 말을 못한다. 주위에서는 박민호가 신인이기 때문에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하는데, 무슨 좋은 경험인가. 감독은 피가 마른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 다음에는 잘 던져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라면서 속마음을 내비쳤다.
SK는 전력에 가세하는 지원군을 앞세워 반등을 노린다. 지난 30일 김재현과 이상백, 이재영을 엔트리에서 제외한 SK는 1일 스캇과 엄정욱, 김대유를 등록할 예정이다.
어깨 재활을 마친 엄정욱은 퓨처스리그에서 8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SK 유니폼을 입은 김대유는 19일 퓨처스리그 KIA전에서 6이닝 1피안타 4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28일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 3군과의 교류전에서도 6.2이닝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부상으로 팀에 기여를 못하고 있던 스캇이 타선에서 해줘야 할 역할도 크다.
SK 반격의 시작은 박민호의 호투가 뒷받침돼야 한다. 박민호가 이만수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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