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배우 주지훈은 명쾌하고 거침없다. 주관이 뚜렷하고 이를 표현하는데 적확한 어휘를 선택한다. 주지훈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평범하지 않은 그만의 독특한 생각과 관점에 어느덧 빠져들게 된다. 영리하고 감각적인 이 배우의 미래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새 영화 '좋은 친구들'에서 주지훈은 우리가 익히 상상하는 배우 주지훈의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10kg 이상 체중을 불리고 껄렁껄렁하면서 속물적인 남자 '인철'을 연기했다. 세 친구의 우정과 사소한 잘못으로 무너져 버린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번 작품에서 주지훈은 문제의 발단이 되고 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 영화의 언론시사회 이후 주지훈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며 기분 좋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모델 출신인만큼 장신에 늘씬한 몸매를 유지해 온 주지훈은 이번 영화를 위해 체중을 늘리며 온 몸에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한다.
"체중을 급속하게 불리면 숨소리까지 달라진다. 우리 영화 의상 담당이 어찌나 곤란해 하던지. 지금은 다시 빼고 있는데 몸 오른쪽은 다 염증이 났다. 운동을 하려면 몸에 테이핑을 다 감아야 할 정도다. 육중해 보이고 싶었다. 늘 술을 먹고 방탕하게 사는 인물인데 너무 말끔하면 안되니까. 덕분에 이미지도 많이 달라보였던 것 같다."
시사회 후 가진 간담회에서 동료배우 지성과 연출자 이도윤 감독으로부터 '건방질 것 같은 선입견이 있었다'라는 말을 들었던 주지훈은 "100%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내가 배우지만 나 또한 시청자나 관객으로 영화를 볼 때 그 배우에 대해 이러저러 할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 역시 내게 그런 것 같다. 나처럼 눈이 찢어지고 덩치가 큰 북방계 얼굴은 그런 선입견을 100% 갖게 한다."
"어릴 때부터 항상 덩치가 컸다. 건방질거란 오해도 늘 받았고. 그 덕에 개그 욕심이 많아진 것 같다. 가만 있으면 상대가 불편해할까봐 내 나름의 배려를 하는건데, 그러다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도 많다(웃음)."
드라마 '궁'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후 배우로서 성실하고 진지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리고 있는 주지훈. 평소 독서광으로 알려진 그는 책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습득하는 감정과 상황이 많다고 했다. 활동 중인 밴드의 노래 가사는 직접 쓸만큼 남다른 감각을 발휘하고 있다.
출연작을 선택할 때 가장 조심하는 것은 과욕을 부리지 않는 작품이냐는 것. 초기 작품 의도와 예산에 걸맞는 만듦새로 완성되는 작품이 결과 역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좋은 친구들'은 기획 의도와 시나리오에 충실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는 만족스럽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호평을 받은 연기에 대해서도 "그냥 열심히 했다"는 단답으로 설명했다.
가수 가인과 최근 열애를 인정한 그는 "사생활을 이러쿵 저러쿵 털어 놓는 편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해서 좀 더 많은 것을 얻는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나는 그런 것을 잘 하지 못하는 부류"라고 말했다.
"솔직함이라는 단어의 뜻이 자신의 모든 것을 까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말없이 있는 상태도 그 사람의 의도를 명확히 설명해 줄 수 있다. 더 이상 잃을 것도, 이미지를 관리할 것도 없다(웃음). 그저 맞다 틀리다를 떠나서 내 생활을 드러내는데 잘 맞지 않는 사람일 뿐이다"라고 우회적으로 말했다.
주지훈의 강렬한 연기와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좋은 친구들'은 오는 10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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