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알제리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높이의 힘을 보여줬던 김신욱(울산 현대)은 가라앉은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했다. 적은 가능성이라도 끝까지 살려보겠다는 의지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포스 두 이구아수 페드로 바소 훈련장에서 회복 훈련을 실시했다. 전날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치른 2014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와의 H조 조별리그 2차전을 2-4로 패하며 무너졌던 대표팀은 이날 패배의 후유증을 털어내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했다.
알제리전에 선발로 뛰었던 11명은 가벼운 러닝을 실시했고 나머지 멤버들은 볼 돌리기와 슈팅 연습으로 몸 상태를 점검했다.
침체돼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대표팀은 시끄러웠다. 패배의 어두운 그림자를 빨리 걷어내기 위해 대화를 하고 또 했다. 서로 주고받는 격려가 패배 의식을 지울 수 있는 유일한 힘이기 때문이다.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손흥민(레버쿠젠), 박주영(아스널)은 서로 이마를 때리는 등 가벼운 장난으로 애써 여유를 보여줬다. 다만, 자신의 몫을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한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묵묵히 훈련에만 집중했다.
김신욱이 특히 눈에 띄었다. 그는 박수를 치며 쉼없이 떠들었다. "좋아", "괜찮다" 등 한시라도 입을 다물지 않았다. 어떻게든 분위기를 되살려야 5% 확률밖에 없다는 16강 진출 가능성을 기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신욱은 "사실 분위기가 좋지는 않지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시간적인 여유도 없다. 마음을 단단히 다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가 열심히 떠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선참급인 곽태휘(알 힐랄), 이근호(상주 상무) 등 울산 현대에서 함께 뛰었던 선배들이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라도 대화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김신욱은 "곽태휘나 이근호 선배가 그러기를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고 해서 훈련중 많이 떠들었다"라고 전했다.
김신욱은 알제리전 활약을 통해 좋은 공격옵션이 될 수 있음을 알렸다. 장신을 이용한 헤딩이야말로 김신욱의 중요한 무기중 하나다. 발밑 플레이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높이라는 김신욱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대표팀의 공격력을 강화시키는 영리한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는 "아직 아무도 포기하지 않았다. 오직 벨기에전만 생각하겠다"라며 굳은 각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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