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굴욕' 그 자체다. 스페인이 2014 브라질월드컵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게 처참하게 졌다. 전 대회 우승팀인 스페인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에 있는 폰치노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1-5로 대패했다.
두 팀은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서는 결승에서 맞대결했는데 당시 스페인이 1-0 승리를 거두며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역시 첫 우승을 노렸던 네덜란드는 스페인의 벽에 막히면서 1974년 서독, 1978 아르헨티나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이날 화끈한 골잔치를 벌이며 전 대회 결승전 패배를 시원하게 되갚았다. 두 팀의 경기가 끝나자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굴욕이라는 한 단어로 스페인의 참패 결과를 전했다. 주요 외신들도 이 경기 결과를 앞다퉈 전하며 '충격적인 패배'라고 보도했다.
마르카는 "스페인은 첫 골 이후 아무것도 한 게 없다"면서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포함해 네덜란드 선수들만 눈에 띄었다"고 평했다.
스페인은 이날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거기까지였다. 디에고 코스타(AT 마드리드)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가 가법게 차 넣어 1-0으로 앞섰다. 그러나 이후 판 페르시와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에게 각각 두골씩 허용하는 등 무너졌다.
월드컵 역사상 디펜딩 챔피언팀이 첫 경기에서 패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전 대회(1934 이탈리아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는 스웨덴과 첫 경기서 2-3으로 덜미를 잡혔다. 이어 1978년 대회 우승팀인 아르헨티나는 1982년 스페인월드컵 첫 경기에서 벨기에게 0-1로 졌다.
아르헨티나는 이후 디펜딩 챔피언으로 한 번 더 체면을 구겼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아르헨티나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개막전에서 카메룬에게 또 다시 0-1로 패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전 대회 우승팀 프랑스가 희생양이 됐다. 세네갈과 개막전에서 0-1로 발목을 잡혔다.
디펜딩챔피언으로 다음 대회에서 16강에 오르지 못하고 조별리그에서 미끄러진 경우도 네 차례 있었다. 축구 강국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브라질, 프랑스가 눈물을 흘렸다. 1934년과 2006년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탈리아는 1950년과 2010년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1958년과 1962년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3연속 월드컵 챔피언을 노렸던 브라질도 1966년 대회 조별리그에서 미끄러졌다. 프랑스는 2002년 대회에서 세네갈에게 패한 후유증을 넘지 못하고 결국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