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홍명보호가 브라질 입성 전 미국 전지훈련을 마무리했다. 이제 모든 시선은 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 집중된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31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미애미에 도착해 세인트 토마스 대학에서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했다. 10일 가나와의 평가전을 0-4로 완패한 뒤 11일 최종 훈련으로 마이애미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그야말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마이애미 훈련이었다. 마이애미는 시차와 기후가 비슷한 러시아와의 1차전 도시인 쿠이아바를 염두에 둔 훈련 장소였다. 마이애미 입성 초기에는 영상 30℃를 넘는 고온다습한 기온으로 적응훈련에 적합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곳의 6월은 우리의 태풍격인 허리케인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변화무상한 기후는 혹독했다. 이틀 정도 째하고 덥던 날씨는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습도는 높아지고 기온은 바람때문에 떨어지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기후 변화가 오니 선수들이 적응을 하기에도 쉽지 않았다.
또, 당초 접종을 하지 않으려 했던 황열병 등 브라질 풍토병과 관련한 예방주사도 한국 출국 전날 맞으면서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황열 예방주사는 접종 후 사나흘이 자난 뒤 고열, 통증 등 다양한 후유증이 접종자 중 30~4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를 부인했지만 일부 선수들이 미열 증상을 보여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선수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 바람을 과도하게 쐴 경우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봐 에어컨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며 더위를 참고 견디는 등 자구책을 동원했지만 그런다고 해서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10일 가나전이 끝난 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90% 수준까지 올라왔다"라고 했지만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은 "60~70% 수준이다"라고 다소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선수들마다 체감 컨디션은 들쑥날쑥해 분명 차이가 있었다.
훈련 말미에는 낙뢰 때문에 애를 먹었다. 예정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실내에서 기본 훈련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훈련 일정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마이애미의 변덕스러운 날씨는 도움을 주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선수들이 적절히 휴식을 취하면서 스스로 몸상태를 올리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홍명보호는 브라질에 입성한다. 가나전 패배를 통해 역습 대비, 수비 조직렬 강화, 골결정력 보완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보완해야 할 점을 찾았다. 홍명보 감독은 "정신력으로 경기를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원하지 않는다"라며 선수들이 이제 본선에 맞추어 기량을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를 기대했다.
홍명보 감독은 "스스로 자신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경쟁력을 발휘해줄 것을 주문했다. 대표팀은 역대 최연소인 평균 25.9세고 월드컵 경험자가 23명 중 5명에 불과하다. 큰 경기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가나전 대패로 심리적으로도 흔들리기에 충분하다.
이제 믿을 것이라고는 홍명보호가 장점으로 내세우는 '팀(Team)'으로 뭉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홍명보호에 러시아와 본선 첫 경기까지 남은 시간은 일주일이다. 선수들 대부분이 유럽 등 큰 무대에서 경기 경험을 쌓아 위기를 극복할 기본적인 능력은 갖췄다. 홍 감독이 어떤 방법으로 팀 분위기를 바꿔 나가고, 또 선수들은 어떻게 하나의 팀으로 뭉쳐 월드컵에 나설지 지켜 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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