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쉐인 유먼(롯데 자이언츠)이 올 시즌 팀의 연패를 끊는 '스토퍼'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면은 지난 5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로 나와 8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1실점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롯데 타자들은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한 경기 팀 최다 안타(29안타) 기록을 작성하는 등 폭발적인 화력지원을 했다. 그리고 유먼도 최대한 긴 이닝을 책임졌다. 투타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셈이다.
사실 이날 경기는 롯데에게 매우 중요했다. 전날 두산에 1-6으로 지면서 팀은 3연패에 빠졌다. 두산과 주말 3연전에 앞서 주중 3연전을 휴식기로 보냈지만 그 전 주 치른 6경기에서 1승 5패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여기에 권두조 수석코치가 사임하면서 팀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연패가 길어진다면 그대로 순위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까지 있었다.
유먼은 두산전에 앞서 이미 팀 연패를 한 차례 끊은 바 있다. 5월 23일 울산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다. 그는 이 경기 역시 8이닝을 소화하며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롯데는 이 경기 전까지 포항에서 열린 삼성과 원정경기를 모두 패해 3연패에 빠져 있었다. 연패가 길어질 수 있는 고비마다 유먼이 선발 투수 역할을 제대로 해준 셈.
사실 유먼은 올 시즌 출발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2013시즌이 끝난 뒤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큰 수술은 아니었지만 오른쪽 무릎에 칼을 댔다. 이때문에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량은 예전과 견줘 모자랐다.
유먼은 낙천적인 성격답게 '큰 문제는 없다'고 했지만 조금은 불안했다. 그는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5일 울산 삼성전에서 5이닝 동안 7피안타(1홈런) 2실점했다. 구속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상대 타자를 요리하며 그럭저럭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유먼이 등판할 때면 공교롭게도 팀 타선이 펑펑 터졌다. 유먼은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고 이후 4월 한 달 동안 5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팀 내 선발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당 평균 7점이 넘는 득점지원에 힘을 받았다.
하지만 유먼은 5연승 뒤 컨디션이 떨어졌다. 5월 첫 등판이었던 6일 사직 두산전에서 1회말 수비 도중 커버 플레이를 하다 왼쪽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빠져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부상 후 복귀전이었던 13일 사직 넥센전에서는 올 시즌 첫 패를 당했다. 5.1이닝 동안 8피안타 6볼넷으로 흔들리며 10실점(7자책점)이나 하고 무너졌다. 그러나 이후 두 경기에선 다시 '에이스 모드'로 돌아와 연패 탈출의 해결사가 됐다.
유먼은 "넥센전 이후 무엇이 문제인지 곰곰히 따져봤다"며 "역시 투구할 때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 한 타자 한 타자 집중력을 갖고 던진 부분이 최근 두 경기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그는 "최근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는 상태"라며 "무릎 수술 후 꾸준히 트레이닝을 통해 관리를 하고 있다. 구속도 조금씩 올라오고 제구까지 좋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도 컨디션을 끌어올린 유먼을 보면 흐뭇하다. 김 감독은 1일 두산전을 앞두고 "전날 유먼은 초반부터 공이 좋았다"며 "구속도 140km대 중반까지 나오고 제구도 흔들리지 않았다. 앞으로도 좋은 투구를 보여줄 걸로 본다"고 기대했다.
한편 유먼은 팀 타자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나도 이렇게 득점지원을 많이 받게 될 줄 몰랐다"며 "팀 동료들이 많은 점수를 내줘 더 편한 마음으로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고마운 마음을 전하긴 해야 하는데 마운드에서 잘 던지는 게 먼저 할 일"이라고 껄껄 웃었다.
유먼이 두산 타자를 상대로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는 동안 타선은 무려 20점을 뽑아줬다. 이날 두산전에 앞서 경기당 평균 7.25점이던 유먼에 대한 득점지원이 8.6점까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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